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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學

우울증의 씨앗은 ‘소통부재’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전문가들도 곧잘 인용하는 이 표현에는 함정이 있다. 이 광고 카피는 다국적 제약회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퍼트린 것이다. 우울증약에 감기약처럼 쉽게 접근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과연 우울증을 감기처럼 신체질환으로 보는 관점이 타당한가. 또 우울증은 감기처럼 정말 약만 먹으면 치료가 되는가. 대부분 우울증은 긴밀한 상대와의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좌절감이 원인이다. 그런데 환자 당사자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약만 먹으면 낫겠지’라는 식은 안일한 대처다. 소통부재의 문제는 더욱 은폐되어 환자를 점점 극단으로 몰고 간다.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내원하던 한 중년여성. 1년여 만에 걸려온 다급한 전화에서 한참을 흐느껴 울기만 했다. 성급한 결정은 하지 말라고 겨우 진정시켜 내원하게 했다... 더보기
29화 안구건조증 더보기
태음인 아이에겐 ‘판다 대드’ 엄하게 키워야 ‘엄친아’가 된다. 미국 명문대 여교수의 이른바 ‘타이거 맘(Tiger Mom)’ 지론이다. 자녀가 공부를 게을리하면 밥도 주지 않는 혹독한 방식이다. 그녀의 화려한 학력과 그렇게 키운 딸의 명문대 진학으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에선 자녀의 자율권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판다 대드(Panda Dad)’도 등장했다. 야뇨증으로 내원한 한 초등학생. 유치원 때 시작돼 벌써 몇 년째 반복되지만, 병원 검사에선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체격이나 식욕도 좋고 학교생활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단순한 질문들에도 엄마의 눈치만 살필 뿐이다. 원인은 엄마의 엄한 훈육에 있었다. 엄마는 “아빠가 부드러운 편이라 나는 엄한 편”이라면서 “야단친 날 밤에 자주 소변을 지린다”고 말했다. 대학교수인 .. 더보기
28화 피로3 더보기
‘허허실실’의 묘미 넘치면 덜어내고 모자라면 보탠다(補虛瀉實).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기본 원칙이지만, 때로는 ‘허허실실(虛虛實實)’의 묘미도 살려야 한다. 식욕 부진으로 내원한 초등 3학년생. 언뜻 유치원생으로 보일 만큼 체격이 작다. 식사하는 데 1시간은 기본으로 밥을 사탕 빨듯 입에 넣고 삼키질 않는다. 보약은 물론이고 장어며 흑염소며 먹여보지 않은 게 없다. 엄마는 “먹는 게 부실해 감기나 비염을 달고 살고 체격이 워낙 작아 또래에게 얻어맞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습관성 구토가 문제다. 아이는 요구를 즉각 들어주지 않으면 얼굴에 핏기가 보이도록 힘까지 써가며 토해버린다. 아이의 증상 모두 체질 속에 실마리가 있다. 아이처럼 소음인은 소화기능이 선천적으로 약하다. 또래에 비해 식사량도 적고, 조.. 더보기
27화 피로2 더보기
엄마의 역풍 ‘공황장애’ 어머니는 만물을 생육하는 대지이며 젖줄이다. 또한 무한한 포용과 따뜻함의 상징이다. 그러나 “어머니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한 대씩 얻어맞는 기분이다. 이 무슨 듣고 싶지 않은 말일까!”라며 몸서리치는 파우스트처럼 모성(母性)은 때론 황량함과 적막함의 원형이기도 하다. 공황장애로 내원한 30대 남성. 좁은 공간에서 갑자기 숨막히듯 호흡이 곤란해지고 급기야 구토를 한다. 평소 위장기능도 좋지 않지만, 소화상태와 상관없이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본인의 결혼식 날 신랑대기실에서 막연한 불안감에 점점 호흡이 곤란해지고 식은땀이 나더니 구토를 한 것이 시작이었다. 위내시경도 받았지만 가벼운 위염뿐, 약물치료에도 차도가 없었다. 이후 지인의 결혼식장을 가거나 특히 장인어른과 동행하면 증상이 반복됐다. 결혼에.. 더보기
26화 피로 더보기
‘잘해야 본전’ 아이 보기 아이 키우는 공(功)은 없다고들 한다. 여느 집안일처럼 육아는 기껏 잘해야 본전이고, 까딱 잘못하면 책임만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까지도 오로지 희생과 양보의 미덕으로 견뎌준 이가 없다면 온전한 가정은 존재하기 힘들다. 야경증(夜驚症)으로 내원한 두살배기. 한밤중에 잠을 자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깨어 운다. 직장인 엄마 대신 주중에는 외할머니가 아이를 돌보는데, 얼마 전 낮에 경기(驚氣)를 한 뒤부터는 밤마다 깨어 운다. 엄마는 “최근까지 멀쩡했는데 갑자기 왜 그럴까요”라며 따지듯 묻는다. 마치 외할머니를 문책하는 듯한 뉘앙스다. 동행한 외할머니는 죄인마냥 초조한 눈빛으로 말없이 서 있다. 어린아이는 뇌발육이 완전하지 않아 큰 질병이 없어도 경기를 할 수 있다. 다행이 뇌파검사.. 더보기
25화 관절과 허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