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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學

‘헬리콥터 맘’ 때문에 어미새의 날개가 아무리 커도 새끼의 몸통에 이어 붙일 순 없다. 새끼는 스스로 돋아나는 어린 날개로 홀로 비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날개를 다친 새는 그 날개가 아물면 언제든 다시 날아오를 수 있지만, 당장 안전해 보인다는 이유로 자식을 새장 속에 가두면 영원히 날 수 없다. 만성피부염으로 내원한 30대 남성. 얼굴과 두피에 울긋불긋한 피부발진과 가려움증으로 1년 넘게 고생 중이다. 처음엔 피부과 약을 2~3일 먹으면 진정되었는데, 지금은 잘 가라앉지 않는다. 재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가려움은 배와 허벅지까지 넓어졌다. 피부색도 칙칙해져 대인관계도 힘들다고 호소한다. 환자가 “더욱 근본적인 한방치료로 바꿔보고 싶다”고 말하자, 보호자로 동행한 환자의 모친은 대뜸 “피부과를 가야지 한약으로 되겠느냐”며.. 더보기
24화 뇌 더보기
‘어찌하라’의 역풍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수 없다.” 천하의 공자도 스스로 고민하지 않는 제자는 어떻게 가르쳐볼 방법이 없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어찌할까’ 하며 스스로 분발할 기회를 아이에게 주기보다 ‘어찌하라’며 강요하기 쉽다. 정작 ‘어찌할 줄 모르는’ 아이들은 막다른 곳에 내몰린다. 비만치료 중이던 주부가 초등학생 아들을 데려왔다. 아들 역시 최근 살이 많이 쪘고 눈과 입을 찡긋거리는 틱장애가 생겼다. 집에 오면 엄마부터 찾던 아이가 요즘은 엄마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냉장고로 향한다고 한다. 엄마는 “아이가 부쩍 말도 듣지 않고 짜증이 늘었다”며 걱정한다. 엄마와 아이 모두 태음인이다. 환자는 대출까지 받아 학군이 더 좋은 곳으로 이사했지만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 경제적 부담으로.. 더보기
23화 슬림한 몸매 더보기
‘풍요속 결핍’의 고통 “태양을 등지고 서리로 몸을 녹이려는 격이다.” 최상의 행복이라도 익숙해지면, 어리석게도 더 탐나는 걸 그리워하는 인간의 속성을 괴테는 이렇게 비유했다. 괴테는 또 부유한 가운데 결핍을 느낀다는 건 인간의 고통 중 가장 혹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후우울증으로 내원한 여성. 결혼 후 대학원을 그만두고 남편 뒷바라지를 하면서 비교적 잘 지내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하루하루 왜 사는지, 아이를 봐도 예쁜 줄을 모르겠다”고 했다. 원래 마른 체형인데 식욕저하로 체중은 더 줄고 불면증까지 왔다. 대한민국 여성의 70~80%가 경험한다는 산후우울증. 출산과 육아는 고스란히 여성의 몫이며 엄마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분위기 탓에 간과되는 경향이 높다. 그런데 환자의 산후우울증엔 또 다른 원인이 있었다. 남편은 “얼마 .. 더보기
22화 기마자세 더보기
精은 넘치는 것만 사용하라 사상의학에서 조강지처와 첩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 조강지처는 남편의 건강을 먼저 염려하지만, 첩은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만 신경쓴다는 내용이다. 이제마는 “부인이 첩의 아첨과 꾸밈을 싫어함은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도 현명한 덕인데, 어찌 이를 칠거지악이라 하는가”라며 당시 유교적 관행에 반론을 제기했다. 발기부전으로 내원한 중년 남성.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후로 부쩍 양기가 떨어졌다. 그러다 술자리에서 친구의 권유로 부부관계시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동갑 친구에 비해 횟수도 적고 간혹 발기가 잘 안된 적도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치료제 덕분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제를 사용한 다음날은 유독 심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게다가 치료제 없이 혼자 힘.. 더보기
21화 귀지압법2 더보기
‘어깨에 힘’ 빼고 사세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 내지 않으면 군자다.” 공자가 논어의 첫 편 첫 문장에서 이처럼 일갈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인간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가히 본능적이라 할 만하다. 사상의학 역시 “태음인은 대접받으려는 치심(侈心)이 없어야 진정한 위엄이 선다”고 가르친다. 어디가 불편하시냐는 질문에 대뜸 손만 내밀고 묵묵부답인 50대 여성 환자. “맥만 보시면 아픈데 다 아시지 않습니까”라며 버티고 있다. 할 수 없이 잠시 맥을 짚으며 환자를 살펴보니 전투적이지만 긴장한 눈빛이 역력하다. 짙은 눈썹 문신에 울긋불긋한 옷차림새와 크고 요란한 장신구들도 눈에 띈다. 잠시 뒤 “어깨통증 때문에 고생 좀 하셨겠네요”라고 하자 “어떻게 알았느냐”며 반색한다. 심하면 두통에 어지럼증도 있었을 것이고.. 더보기
20화 귀 지압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