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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學

아내들은 힘보다 따듯함을 원한다 공자도 여성을 잘 몰랐다. 논어에 여성과 관련된 직접 언급은 “여자와 소인은 기르기가 어렵다. 가까이 하면 불손해지고 멀리 하면 원망만 한다”는 표현이 유일하다. 요즘이라면 엄청난 여성 비하다. 그러나 요즘 남성들 또한 공자만큼이나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 “온몸이 다 아프다”며 화병으로 내원한 중년 여성. 몇 년째 시어른 병시중하느라 몸이 힘들다. 게다가 “남편 성격이 불같아서 항상 조마조마하다”는 환자는 불면증과 두통으로 오래 약을 먹고 있지만 차도가 없다. 최근에는 한 달째 하혈까지 하고 있다. 병원 검사에선 별 이상이 없고 몸이 약하니 잘 먹고 잘 쉬라는 말만 들었다. 그러나 “잘 먹고 싶어도 늘 구내염으로 입안이 쓰라려 밥 먹는 것도 내겐 고통”이라고 호소한다. 한의학에선 여성이 입안이 잘 헐고.. 더보기
플루 견디는 내 안에 '부처' 있다 불교의 '자아'와 면역의 '자기' 최근 전 세계가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전파 속도는 빠른 반면에 증상은 일반 독감과 비교했을 때도 경미한 수준이다. 멕시코 외에는 사망자가 단 1명뿐이고, 국내에서 발생한 3명의 추정 환자도 1명이 퇴원하는 등 모두 다 완쾌했다고 하니 한시름 놓아도 될 듯하다. 석탄일(2일)에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새삼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의 침입을 견뎌내는 몸속의 면역 활동의 신비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면역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오묘하다. 최근에는 뇌사를 죽음과 똑같이 보면서 인간의 생존의 근거를 정신에서 찾는다. 그러나 이런 뇌사 상태에도 면역 활동이 계속 지속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인플루엔자가 소강 국면이다. 신종 플루를 견디는 인.. 더보기
고부갈등은 옛말…요즘 유행은 ‘장서갈등’ “사람들은 자기 밭은 놓아두고 남의 밭 김만 매려 한다. 남에게 책임 추궁은 무겁게 하고 자기 책임은 가볍게 하려 한다.” 맹자의 이 말처럼 사상의학에선 “자기는 변하지 않고 남을 바꾸려다 보니 갈등을 일으키고 병이 생긴다”고 가르친다. 남편 보약을 위해 내원한 30대 신혼 부부. 아내는 대뜸 “인터넷 중독도 한약으로 고칠 수 있느냐”고 묻는다. 남편은 회식이나 야근을 핑계로 점점 겉돌고, 집에서도 혼자 인터넷만 한다. 최근에는 안 마시던 술에 만취해 외박까지 했다. 아내는 “아이도 빨리 갖고 싶은데 부부관계 한 지 몇 달은 된 것 같다”며 “왜 나랑 결혼한 건지 모르겠다”고 울먹인다. 언뜻 보면 모든 게 남편 잘못이다. 그러나 인터넷 중독이나 음주는 일종의 도피다. 남편 비난보다 무엇으로부터 도망가고 .. 더보기
세종대왕과 드렁큰타이거는 닮았다 무엇이 세종의 시력을 앗아갔나?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가 앓고 있는 질환이 어떤 과정을 밟는지 주목한다. 환자의 과거 병력은 물론 가족의 건강과 질병 상태도 꼬치꼬치 캐묻는다. 진료 과정은 바로 질환의 역사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질환의 특성은 가장 진실한 환자의 삶, 더 나아가 그의 내면의 기록이다. 세종대왕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이다. 이런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는 얼마나 말 못할 고통을 겪었을까? 우리는 그가 겪었던 질환을 연구함으로써 이런 고통의 한 단면을 탐구할 수 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드라마의 마지막 대사는 세종에게 고통을 줬던 질병의 단서를 제공한다. "한사람의 눈먼 자가 만인의 눈을 뜨게 하였다." 이 드라마는 한글 창제를 위한 열정적인 노력 때문에 눈이 멀었다고.. 더보기
총명탕에 대한 오해와 착각 “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도가 아니다. 특정지은 이름 또한 영원하지 않다(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 노자 의 첫 구절이다. 인간의 머리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상(像)은 본질을 다 담을 수 없고, 겉포장에 집착할수록 진실과 멀어짐을 경계한 말이다. 총명탕을 짓기 위해 내원한 고1 아들과 엄마. 엄마는 “잠도 4시간만 자고 하루 종일 공부하는데 성적은 제자리”라고 하소연한다. 또 “최근 2~3년간 꾸준히 총명탕을 먹였는데도 성적이 떨어졌다”며 “좀 더 강한 총명탕으로 지어달라”고 요구한다. 아울러 산만한 성격도 차분해지도록 처방해 달라고 말한다. 과연 총명탕으로 엄마의 고민이 한방에 해결될까. 에는 ‘총명탕을 오래 먹으면 매일 천 마디의 말을 기억한다’고 돼 있다. 표현 그대로라면 IQ 상승이나.. 더보기
코뿔소가 뿔났다 무소의 뿔 무소의 뿔은 코뿔소의 뿔을 말한다. 예로부터 코뿔소는 소, 양 등 두 개의 뿔이 달린 동물과 비교해서 뿔이 하나밖에 없어서 영묘한 동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인도·자바·수마트라계 코뿔소는 뿔이 한 개지만, 아프리카계 코뿔소는 콧잔등에 뿔이 하나 더 있다. 불교의 원시 경전 에 나오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에게 삶의 격언으로 회자된다. 최근에는 정동영 씨가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똑같이 말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 씨는 탈당이 여간 고민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미와 함께 산책을 즐기는 새끼 흰코뿔소. 뿔이 두 개인 아프리카계 코뿔소는 검정코뿔소와 흰코뿔.. 더보기
애착의 허기, 분리불안증 자궁은 태아에게 가장 안락한 공간이다. 세상으로 나오기 전까지 최적의 생존 환경을 제공한다. 외부 감염과 충격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준다. 이처럼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인간의 출생이다. 프로이트는 “출생은 불안의 근원이자 원형”이라고 말했다. 불면증으로 내원한 40대 주부. 결혼 초부터 10년 넘게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 환자는 “남편이 출장간 뒤 아이와 혼자 있던 날 밤 불면증이 시작됐다”면서 “태풍이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남편과 떨어져 지내면 그때 기억이 생생해 불면증이 심해졌다. 가슴도 두근거리고 이유 모를 불안에 휩싸인다. 출장이 길어지면 결국 아이들에게 심하게 화까지 낸다. 남편에게 아예 출장을 가지 말라고 종용할 정도다. 남편이 탄 비행기가 .. 더보기
"정조에게 인삼 처방한 어의가 맞아 죽은 까닭은?" "정조 독살설은 '허구'다" 조선 정조의 독살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정조가 그간 소설, 영화 등을 통해 독살의 배후로 지목된 노론 벽파(辟派)의 영수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편지 299통이 공개돼 이런 독살설은 근거가 희박함이 밝혀졌다. 그러나 대중에게 정조 독살설을 퍼뜨리는 데 기여한 이인화, 이덕일 씨 등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계속 각종 언론을 통해서 정조 독살설을 재차 제기하고 있다. 등에서 정조 독살설을 정면으로 제기한 이덕일 씨는 를 비롯한 여러 언론에서 "심환지가 정조와 편지를 주고 받았으니 독살했을 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박정희를 죽인 김재규,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 등 항상 최측근이 배신한 역사를 보라"고 반박했다. 소설 을 쓴 이인화 씨.. 더보기
"호러(horror), 호러(horror)…." '실패한 왕' 정조 정조의 독살설이 계속 제기되는 중요한 이유는 "그때 정조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죽지 않았더라면…" 하는 대중의 바람을 독살설을 주장하는 쪽이 업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정조는 성공했을까? 정조의 대중적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한 드라마 . 얼마 전 정조 독살설을 놓고 한바탕 설전이 오고갔다. 나 역시 그 논란에 한마디 보탰는데, 여전히 독살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한의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교적 명백한 사안인데도 이렇게 논란이 계속되는 데는 "그때 정조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죽지 않았더라면…" 하는 대중의 바람을 독살설을 주장하는 쪽이 업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이 이렇게 정조 독살설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답답한 현실 정치 탓이 크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더보기
79화 내몸안의건강검진센터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