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박지성과 기성용. 둘 다 영국에서 활약하며 최근 열애와 결혼 소식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축구장 밖 행보에선 많은 차이점을 보였다. 기성용은 한 방송에서 “축구선수로선 닮고 싶지만 (사생활은) 지성이형처럼 못 살겠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태음인, 기성용은 소음인이다. 기성용의 발언은 소음인이 태음인을 볼 때의 일반적 정서다.
박지성은 기자들이 인터뷰하기 가장 힘든 사람 1위다. 인터뷰가 성사돼도 알찬 인터뷰가 가장 힘든 사람 1위이기도 하다. 초창기 인터뷰에선 운동선수임을 감안해도 안쓰러울 정도로 표현력이 떨어진다. (전에 방송됐던)1시간 분량의 박지성 특집 다큐에 그의 인터뷰 양은 채 몇 분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의 모범적 발언뿐이다.
박지성은 “축구는 잘하고 싶지만, 유명해지는 건 싫다”고 말했다.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싫다고 한다. 그는 맨유에서도 억울한 일이 많았다. 지난 시즌엔 소속팀의 부진 책임을 모두 그에게 돌렸어도 좀처럼 반발하거나 시비하지 않았다. 이런 반응들은 모두 태음인 기질이다. 직관 기능이 떨어지다보니 빠른 순발력과 판단력을 요구받는 상황이 불편하다. 갈등이나 억울함도 바로 대응하기보다 일단 참거나 미리 피하려 한다. 대신, 성실하고 묵묵히 실천한다. 덕분에 동료나 감독들은 그를 “헌신적”이라며 극찬한다.
그러나 소음인 입장에선 답답해 속이 터질 행보다. ‘왜 저렇게 참고 사나…’라며 못마땅해한다. 소음인인 기성용에게 박지성처럼 살라고 하면 미칠 노릇이다. 반면, 기성용의 행보는 끊임없는 가십거리의 연속이다. 자기 생각을 드러냄에 주저함이 없다. 못마땅하면 거침없는 공격본능을 드러낸다. 그러나 감정 조절기능이 열등하다보니 때와 장소, 분위기 파악이 부족하다.
최강희 전 국가대표 감독과의 충돌이 대표적인 예다. 아버지뻘인 최 전 감독을 향해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해외파인 우리를 건드리지 말아야 했다’ 등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결혼 축하보다 더 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그럼에도 자신의 옳음을 주장하느라 SNS 탈퇴 직전까지도 논란의 글을 올렸다. 결국, 본인은 물론이고 아버지까지 사과하러 다녀야 했다.
어떻게든 자기 생각을 드러내고픈 소음인 기질에서 비롯된 미숙함이다. 수년 전 팬들이 경기력 저하를 비판하자 그는 대뜸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 뛰든지’라고 응수했다. 또 임신까지 한 차두리의 아내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준 음식을 먹고 온 뒤 기성용은 ‘스파게티 라자냐 이런 거는 먹어도 먹어도 정이 안 간다’는 글을 남겼다. 결국 초대한 차두리(태음인)가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전에서 인종차별적인 원숭이 흉내 세리머니로 반한감정을 자극했다.
일련의 행동들은 악의적 무례라기보다 감정 조절기능이 열등한 소음인이 자기 생각에만 꽂혀 주변 배려가 부족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리더는 안아줘야 한다’며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면 리더 자격이 없다’고 상대만 원망했다. 그러나 그를 아끼는 홍명보 감독마저 “옐로 카드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라”며 경고했다. 언론과 팬들의 비난은 물론이고 축구협회의 엄중경고까지 받았다. 탤런트 한혜진과의 결혼으로 호감도 잠시, CF에서도 퇴출되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사방에 스스로 적을 만든 셈이다.
화병이나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소음인은 기성용처럼 자기 생각대로 상대나 세상이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조급함에 마찰을 빚다가 생긴다. 반면, 태음인은 억울한 것도 상대에게 맞추고 참아왔는데, 정작 상대는 자기 속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는 섭섭함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게 각자의 부족한 성정에서 비롯되었고, 남이 아닌 자신의 선택에서 출발한 것임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醫學 > 멘탈 동의보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양인의 외향성, 제 발등 찍을 수도 (0) | 2013.11.19 |
---|---|
기질 다른 부부, 알콩달콩 사는 법 (0) | 2013.11.19 |
‘남자 1호’ 마음을 비워라 (0) | 2013.11.15 |
아이를 비관론자로 키우는 잔소리 (0) | 2013.11.08 |
‘태양인 기질의 전형’ 박정희 (0) | 2013.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