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탤런트 김성령씨.
최근 SBS 드라마 <야왕> <추적자> 등에 출연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탤런트 김성령씨. 그녀의 별명은 ‘거절의 여왕’이다. 콧대가 높아 좋은 출연 제의들을 모두 고사한 데서 비롯됐다. 최근 한 토크쇼에서 “미스코리아가 된 뒤 첫 영화의 첫 주연으로 대종상까지 받았지만, 이후 16년간 영화 (제의) 한 편 안 들어온 완전 내리막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최고 인기감독의 드라마 러브콜에도 자존심 때문에 “저는 영화만 합니다”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이번엔 MC 제의를 받고 “저는 드라마만 합니다”라며 또 거절했다. 잡지 화보는 “얼굴 피부가 안 좋아서…”, 광고 계약은 “결혼해야 해요”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 모 사진기자가 친한 척하며 말을 놓자 ‘내가 미스코리아인데…’라는 반감에 “앞으로 반말하지 마세요”라며 정색했다고 한다. 김성령씨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개념없고 내가 미쳤던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나 사회자 이경규씨는 “당시 기자에게 이런 걸 따지는 건 보통 연예인들은 상상할 수 없다. 이건 성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령씨의 체질은 소음인. 여러 에피소드들 역시 ‘긍심’이 강한 소음인들에게 잘 나타난다. 자기 생각이나 결론에 빠지면 주변 분위기 파악이 떨어진다. ‘내가 옳고, 내가 잘났으니 내 식대로 따라오라’는 게 긍심이다. 이제마는 긍심을 소음인 건강의 치명적 약점으로 꼽았다. 실제 몸과 마음의 질병을 일으킨다. 강박증으로 내원한 한 소음인 고등학생. 공부 의자의 딱딱한 부분이 칼처럼 느껴져 엉덩이가 아프고, 책 위에 손이 닿을라치면 종이에 손이 베일까봐 공부를 못하겠다고 호소한다. 전혀 위험하지 않은 것도 아이의 무의식에서만 유독 큰 위험으로 느껴진다. 중학교까지 성적도 최상위권이었고, 부모의 공부압박이 심한 것도 아니었다. 아이가 위험요인으로 인식한 것은 바로 ‘긍심’, 자존심이다.
늘 1등만 했는데, 고등학교에선 1등을 못하면 어쩌나라는 조바심이다. 막상 반편성 고사에서 국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아이는 “나 정도면 최소 90점은 나와야 하는데, 80점밖에…”라고 말했다. 자신은 원래부터 1등이고 1등 점수만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게다가 대입 결과까지 미리 걱정하며 한참을 앞서갔다.
‘나는 원래 1등인데…’라는 긍심에 사로잡히면 더 이상의 노력은 귀찮아진다. 자존심은 계속 지키고 싶고, 새로운 노력이 귀찮아지는 순간 현실 도피 무의식이 강해진다.
아이는 “강박증만 없으면 공부를 더 잘할 텐데”라고 말하지만, 마음에서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진짜 불안의 대상과 긍심을 돌아보게 만들자 강박증은 호전됐다.
김성령씨 역시 “톱 여배우들을 보면 나는 왜 늘 2순위인가, 나는 춘향이도 못 해보고 월매 역할뿐인가”라면서 자존심이 상했다고 한다. 만약 ‘내가 미스코리아인데…’라는 긍심만 강했다면 제2의 전성기는커녕 우울증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남편이 붙여준 ‘못다 핀 연예인’이란 별명처럼 될 뻔했다.
그러나 불혹에 연기 기초부터 새로 공부하겠다며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후배 연기자에게도 배우면서 최고의 출석률과 전 과목 A+로 장학금까지 받았다. 이후 작은 역도 마다않고, 배역 이미지를 위해 평생 하지 않던 운동까지 실천해 5㎏씩 감량했다. 이제 그는 감독들을 향해 “어떤 역할이든 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원래부터 1등’이란 없다. 지난 영화는 이미 과거일 뿐, 새로운 노력만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노력 없는 긍심은 마음에 착각을 일으켜 결국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다. 그래서 기쁨을 원하는 자는 자신의 혈기부터 달래야 하며, 술을 갈망하는 자는 익은 포도알부터 짜라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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