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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한의학

복날, 삼계탕에 열광하는 이유는… 복날, 삼계탕에 열광하는 이유는… 복날에 삼계탕집 앞은 하루 종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렇게 사람들이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이유를 알려면 '복(伏)날'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이수광의 은 이렇게 적고 있다. 에서 이르기를, 음기가 일어서고자 하나 양기에 눌려 상승하지 못하는 날이 바로 복날이다. 화제(和帝·89~104년) 때 처음으로 온종일 복폐를 명령했다. 그 주에 이렇게 일렀다. "복날에는 온갖 귀신들이 다니니, 온종일 문을 닫고 다른 일에 간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서 귀신은 바로 더위에 체력이 떨어져 질병을 일으키는 역귀다. 옛날에는 이를 돌림병이라고 불렀다. 지금으로 말하면 세균성 혹은 바이러스성 질환의 전염병일 것이다. 더위에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역귀와의 싸움에서 이.. 더보기
여우가 부부 금실을 좋게 해? 부부 금실을 좋게 하는 방법 이명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환자의 내면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다. 이명은 자신이 내는 소리다. 소리는 대부분 외부에서 들려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기가 스스로 소리를 낸다. 바람이 대나무 밭에 가면 대나무 소리가 나고 소나무 밭에 가면 소나무 소리가 나듯이, 외부의 음원은 몸속에서 자율신경과 함께 나만의 소리를 만든다. 예를 들면, 조용하다는 것도 자신의 신경이 20데시벨 이내로 귓속의 유모세포를 흔들면서 뇌가 조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자신의 신경이 유모세포를 더 빨리 흔들거나, 더 늦게 흔들면 뇌는 곧바로 시끄럽다고 인식한다. 이렇게 유모세포를 자극하는 자율신경이야말로 내 마음의 본질이다. 자율신경은 본래 내것이지만 나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심리적 .. 더보기
여름엔 냉면이 최고? 냉면의 진실은… 메밀의 효과 평창에 살고 있던 토박이가 메밀 알레르기가 심했다. 메밀꽃이 필 무렵이면 인근 읍내로 피신해 여관방을 전전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망했다. 원인은 여관의 베게에 들어있는 메밀껍질 때문이었다. 메밀껍질은 베갯속으로 가장 각광받는 재료다. 머리에 열이 오르면 해롭다. 메밀껍질에는 찬 성분이 들어있어서 메밀 베게는 머리의 열을 잘 흡수해서 베갯속으로 가장 좋다. 껍질 사이사이로 공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머리와 베개가 닿는 면 사이로 통풍 작용까지 덤으로 준다. 사상의학에서도 체질적으로 열이 가장 많은 태양인이 열을 식힐 목적의 음식으로 메밀을 꼽았다. 메밀은 찬 만큼 소화에는 약간 부담을 주는 음식이다. 당나라 초기의 명의 맹선도 에 "메밀은 냉물로서 소화가 잘 안 된다"고 적고 있다. 사실 메밀.. 더보기
모르면 다치는 경락 마사지의 비밀은? 경락의 의미 내원하는 여성 환자의 어깨에 붉은 흔적이 나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경락 마사지를 받고 온 흔적이다. 경락 미용, 경락 성형 등 '경락'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지만, 용어에 대한 이해가 없이 '신비주의'로 포장돼 상업적으로만 부풀려 확대 해석되는 것은 '낮은 한의학'을 연재하면서 느끼는 큰 부담이다. 경락은 고전적으로 이렇게 설명한다. 원천에서 솟아나온 물은 아무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수로를 따라 흐른다. 이처럼 경락이란 대지를 달리는 수로와 같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물이 수로를 따라 바다로 흘러가듯이 사람이 흡입한 기운도 일정한 방향으로 인체 내로 흘러가는 것 그것이 바로 경락이다. 또 많은 침구 경락 교과서는 경락을 이렇게 정의된다. 인체는 외적 요인인 기후 변화, 질.. 더보기
'산후 조리' 신경쓰는 당신은 미개인? 글쎄… 산후풍을 아십니까? 의사와 한의사 사이에 가장 엇갈리는 판단이 바로 산후 조리다. 특히 현대 의학은 '산후풍'을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 어떤 의사는 검사를 해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넌지시 신경정신과를 찾을 것을 권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가 겪는 고통은 이런 의사의 진단과는 상관없이 심각하다. 내가 아는 지인은 출산을 하고 나서 고열을 내린다며 산부인과 병원에서 등에 얼음 찜질을 했단다. 그는 그때부터 뼈를 파고드는 냉기를 이기지 못해 한여름에도 내복을 입고, 뜨거운 찜질을 하는 바람에 신랑과 각방 생활을 한다. 아마 독자들 중에도 산후 조리를 잘 못한 탓에 평생 고생한다며 푸념하는 여성을 주변에서 봤을 것이다. 출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현대 의학과 한의학 사이에 차이가 있다. 현대 의학에서 분만은 .. 더보기
마라도나의 "경기 전 성관계 OK"…약일까, 독일까? 성욕과 기력 의외로 한의학적 사유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성관계를 맺으면 에너지가 소비돼 해롭다는 믿음이 그렇다. 이런 믿음을 놓고 현대 의학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이렇게 딱지를 붙이고 무시한다. 아르헨티나의 감독 마라도나도 이런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마라도나의 뜻을 대변하는 전속 의사 로나트 발라니 씨는 "선수들이 굳이 성관계를 참을 필요는 없다"며 "(경기 전이라도) 선수들이 부인이나 여자 친구와 성관계를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금기를 깨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과연 이런 마라도나의 도전은 성공할까? 한국에서는 "(경기 전에) 성관계를 맺으면 다리가 풀린다"는 믿음이 선수들 사이에 퍼져있다. 한의학에서는 남자의 성기능을.. 더보기
코골이 탓에 이혼? 병부터 고쳐야지… 코골이 예전에는 코골이가 깊은 잠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골이가 이혼 사유가 되었다는 외국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더구나 코골이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병으로 여겨야 한다. 코골이를 방치해뒀다가는 자칫하면 생명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골이가 심하면 호흡량이 줄어서 산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 당연히 혈액을 빨리 순환시키기 위해서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지는데, 이 때문에 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이런 상황은 평소 건강 상태에 따라서 동맥 경화, 뇌졸중, 심근 경색 등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코골이는 왜 생길까? 코골이의 가장 일차적인 원인은 잠을 자는 동안 아래턱뼈를 움직이는 근육과 혀의 근육이 이완되면서, 혀가.. 더보기
장희빈의 아들, 게 맛보다 죽었다고? 게 독살 사건 드라마 의 숙빈 최 씨의 아들인 영조는 과연 그의 형, 즉 장희빈의 아들인 경종을 독살했을까? 이 얘기를 할 때는 게장과 생감을 빼놓을 수 없다.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역사의 한 토막을 살펴보자. 영조 31년(1755년) 신치운은 이렇게 자백한다. "신은 영조 즉위년인 갑진년(1724년)부터 게장을 먹지 않았으니, 이야말로 신의 역심입니다." 이에 영조는 손으로 그의 살을 짓이길 정도로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영조가 왕으로 즉위한 지 한 세대가 지나도록 형을 독살했다는 의혹에 시달렸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결국 영조는 같은 해 10월 9일 이렇게 해명한다. "경종에게 게장을 보낸 것은 내가 아니라, 어주(御廚)에서 공진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하인들이 고의로 사실을 숨기고 .. 더보기
어린이의 복수…"우리 애 귀에서 매미가 산대요!" 어린이의 심인성 난청 어린이들이 난청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온 7세의 김현욱(가명) 군은 갑작스런 청력 장애로 내원했다. 여러 가지 질문 끝에 아버지에게 다시 물었다. "애를 너무 야단치지는 않았어요?" 곧바로 답이 왔다. "아이가 장남이어서 작은 잘못에도 엄하게 꾸중하고 간섭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원인이 짐작됐다. 아버지의 꾸중을 거부하는 현욱이의 뇌의 지향성이 청력 장애를 유발한 것. 귀가 갑자기 들리지 않는 데는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회피하고 싶을 정도로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환자는 자신을 보호하고자 한다. 바로 이 때 귀가 들리지 않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청력 장애 증상을 흔히 '심인성 난청'이라고 한다. 대개 사람들은 청각 장애보다 시각 장애를 걱.. 더보기
'문제적 인간' 영조 '문제적 인간' 영조 조선 시대 여러 왕 중에서 가장 '문제적 인간'은 누구일까? 나는 영조를 꼽고 싶다. 무수리 출신의 아들로 신분 콤플렉스에 맞서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 그러면서도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하며 평상심을 유지해 여든세 살까지 천수를 누린 인물. 당쟁의 폐해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그것을 극복할 탕평책을 제시한 인물. 몇 가지만 열거해도 영조가 얼마나 '문제적 인간'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삶을 살피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신을 형인 경종의 살해범으로 규정한 '임인옥안'을 작성한 소론 세력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 부분이다. 그가 만약 소론 세력을 척살했다면, 탕평책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으리라. 어머니 숙빈 최 씨가 무수리 출신이다 보니 영조의 출생을 놓고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