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한의학 썸네일형 리스트형 퇴계의 독설 "왕이 色을 밝히니 목소리가 탁하지!" 庶子 콤플렉스 조선의 임금 중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이는 하성군(河城君) 이균(1552~1608년), 즉 선조이다. 여러 인재를 발탁한 영명한 군주가 어떤 이유로 돌팔매질을 당하는 무능한 군주가 됐는지 그 이유를 밝히는 것은 역사학자의 몫이다. 나는 선조를 공감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그의 시대가 그의 질병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또한 그의 내면과 질병이 어떤 연관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유추해볼 따름이다. 명종 22년 6월 27일, 왕의 병세가 갑자기 위독해지자 중전과 몇몇 사대부가 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모였다. 명종은 아직 숨은 붙어 있었지만 말은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명종의 분명한 하교가 없는 가운데 영의정 이준경(1499~1572년)이 후계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중전에게 청하자 중전은 하.. 더보기 허준도 무릎 꿇은 조선 최고의 명의는? 조선 최고의 침의 허임 즉위 10년 광해군은 "내가 평소부터 화증이 많은데 요즈음 상소와 차자(箚子·간단한 서식의 상소문)가 번잡하게 올라와 광증(狂症)이 생겨 살펴볼 수가 없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질병을 화증을 넘어 광증에 이르고 있다고 자가 진단한 것. 인조 반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이후 67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는 불안증과 그릇된 질병관은 그의 심신을 괴롭혔다. 그래도 광해군이 환갑이 훨씬 넘은 나이까지 장수한 것은 침의 위력 때문이다. 그는 무속으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한편 침구 치료에 매달렸다. 그의 곁엔 조선 최고의 침의(鍼醫) 허임이 있었다. 허임은 임진왜란 때 광해군과 더불어 분조 활동을 하면서 생명을 같이한 전우였다. 각 기록에 조선의 명의로 이름을 올린 허임은 선조를 침으로 치.. 더보기 불편한 진실…"광해군은 미쳤었다!" 불편한 진실…"광해군은 미쳤었다!" 지난 연재에서 살폈듯이, 광해군은 각종 약재와 섭생으로 몸을 돌보는 대신 무속에 집착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할 기회를 잃었다. 당시 성리학을 신봉하는 사대부들은 푸닥거리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유교에 대한 도전으로 여겼다. 무당이 유학의 성지인 한양 도성 안으로 들어오는 것조차 싫어했다. 근대 이전의 질병 치료는 병의 원인과 본질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결정됐다. 질병을 신의 처벌로 여기면 죄를 회개해야 했고, 귀신이 들어 병이 생겼다고 보면 귀신을 쫓아야 했다. 비문명 세계에선 무속인이 곧 의사였다. 광해군이 오랜 질병으로 힘들어하던 즉위 3년의 기록을 보면 그가 무속에 얼마나 심취했는지 알 수 있다. "이때 상(임금)이 유교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좌도(左道)에 심히.. 더보기 한약은 간에 나쁘다? 숙종도 피해가지 못한 간 질환 요즘 "한약은 간(肝)에 나쁘다"는 양방 쪽 의견만 듣고 한약 복용에 거부감을 가진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간 질환에 한약이 널리 쓰였고 약효도 좋았다. 한약 말고는 달리 약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약이 간에 나빠 환자에게 해를 끼친 사례는 보기 힘들다. 조선의 왕들도 간염이 왔을 때 한약으로 치료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표적 인물이 숙종(李諄·1661~1720년)이다. 드라마 처럼 장희빈과의 로맨스가 부각되면서 숙종은 조선의 왕 중에서 유달리 문무에 능한 매력적인 남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숙종은 15세 때인 재위(1674~1720년) 2년 9월부터 간염 증상으로 고생을 했다. 실록은 이렇게 전한다. "9월 13일 머리가 아프고 .. 더보기 노태우 미스터리, 한의학의 대답은… 지금 한의학은 몇 시인가? 2011년 4월 노태우 전 대통령 몸속에서 침이 발견되어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http://ko.wikipedia.org/wiki/%EB%85%B8%ED%83%9C%EC%9A%B0_%EC%B9%A8%EC%88%A0_%EC%9D%98%EB%A3%8C%EC%82%AC%EA%B3%A0_%EC%82%AC%EA%B1%B4). 이 의료 사고는 한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나 당황스럽다. 왜냐하면, 노 전 대통령의 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서 침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질환은 자율 신경계의 이상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은 "2002년 미국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나서부터 자율 신경계에 이상이 와 말과 행동이 느려졌다"고 보도했다. 자율 신경은 뇌의 활.. 더보기 드라마 <49일>, 왜 하필 '49'인가? 북두칠성 2011년에 SBS에서 49일 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했었다. 혼수상태에 빠진 한 여인이 49일 안에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10대들이 좋아할 판타지, 할리퀸 소설의 설정을 빌린 이 드라마에 새삼 눈길이 가는 까닭은 바로 숫자 '49' 때문이다.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숫자 '49'에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49(7×7)는 한민족의 삶을 상징하는 숫자다. 우선 7은 북두칠성을 상징한다. 강원도 아리랑의 가사 중에 "칠성당에 아들 딸 낳아 달라고…"가 있다. 옛사람은 삶의 시작이 (북두)칠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애를 낳았을 때도 7일이 일곱 번 즉 49일이 될 때까지는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더보기 살 빼는 약 '마황'의 진실 마황의 두 얼굴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팔리는 마황에 대한 독성 검증이 화제다. 마황(麻黃)의 별명은 용사(龍沙)이다. 마황이 든 약의 처방명도 소청룡탕, 대청룡탕이다. 청룡이라는 것은 마황의 색깔이 푸르면서 격렬한 약효를 가진 것을 상징하는 말이다. 잘 알다시피, 용은 전설상의 동물로 물속에 잠겨 있다가 하늘 높이 날며 불을 뿜고 비를 내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자연에서 가장 낮은 물속에 잠겨 있다가 가장 높은 하늘로 치솟는 이런 모습 때문에 용은 거대한 에너지를 상징한다. 인체에서 가장 낮은 신장(부신)의 에너지를 가장 높은 폐로 전달해서 격렬한 양기를 만드는 약효를 가진 식물인 마황을 이런 용에 비유한 것이 그럴 듯하다. 을 보면 이런 비유가 더 잘 이해가 된다. 인체의 에너지는 정·기·신으로 이루어져.. 더보기 코털, 자를까? 뽑을까? 코털의 미학 코털 손질을 어떻게 해야 할까? 환자들 중에 코털을 뽑는 것이 좋을지, 자르는 것이 좋을지를 묻는 이들이 종종 있다. 코털이나 세포 겉의 가는 털(섬모)은 일종의 방풍림과 같다. 동해안의 월송정이나 송도에는 소나무가 멋지게 바닷가에 서 있다. 풍광을 위해 심은 것 같지만 사실은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강한 모래바람을 막아주는 것이다. 코털도 소나무처럼 호흡기의 전면에 서서 보호막 역할을 한다. 바로 기관지와 폐의 보호막이다. 먼지나 꽃가루 같은 이물질이 콧속의 좁은 길을 통과하여 기관지나 폐에 접촉하면, 그것을 내보내고자 인체는 엄청난 무리를 해야 한다. 이런 이물질은 한번 호흡할 때마다 20만 개나 된다. 미세한 것은 점액이 접촉하여 제거하고, 다소 큰 것들은 코털이 필터 역할을 한다. 만약 .. 더보기 몸에 좋은 매실, 생각없이 먹다간 큰일 난다! 매실 '매화 매(梅)' 자의 고문(古文)은 '모(某)'다. '살구나무 행(杏)' 자를 뒤집어 쓴 것이라는 설도 있다. 매화나무와 살구나무가 모두 장미과에 속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옛사람도 매화를 살구의 한 종류로 보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화는 살구꽃과 비슷하며, 열매도 살구와 비슷하다. 살구 씨에는 시안산이 포함되어 중독 증상이 자주 보고된다. 그러나 살구 씨를 조금 복용하면 체내에서 천천히 분해되어 미량의 시안화수소산(hydrocyanic acid, 청산)이 만들어져 오히려 호흡 중추의 작용을 진정시켜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독이 약의 효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살구 씨를 짜서 기름을 내어 콧속에 바르면 비염 증상도 완화시킨다. 매실도 풋 익은 푸른 매실을 이용해 여러 가지 원액을 만들.. 더보기 황사에 삼겹살은 미신? 진실은 이렇다! 황사와 삼겹살 탄광촌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돼지고기를 즐겨 먹으며 진폐증의 공포를 이기고자 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이런 문화적 전통과 과학적 의구심 사이의 시각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심한 황사가 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돼지고기를 찾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한다는 언론은 "무식한 일"이라며 핏대를 세운다. 그렇다면, 황사와 돼지고기의 진실은 무엇일까? 손이 더러워지면 물로 씻듯이 호흡기에 붙은 이물질을 흡착해 씻어내는 것 역시 물이다. 물론 이렇게 이물질을 흡착하는 물은 인체의 점액처럼 기름기가 있는 물이다. 이 점액은 비강, 부비동, 이관, 기관지의 점막 표면을 덮고 있는 끈끈한 젤 층이다. 이 점액층은 섬모 끝에 놓여 있어서 섬모 운동에 의해 컨베이어벨트처럼 일정한 방향으..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