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歷史

개화파의 역사적 과오, 안중근이 씻어 내다 개화파의 역사적 과오, 안중근이 씻어 내다 갑신정변, 개화파는 왜 '민중의 적' 됐나 얼마 전 일본 NHK에서 방영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대하드라마 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사카모토 료마가 고향인 도사 번(藩)을 탈번해 교토로 올라갔다가 난생처음 지구본을 보고는 경악하며 외친다. "요게 정말 일본이란 말인가?" 전통적인 일본의 '삼세계관'에 따르면 일본은 천축(인도), 중국과 함께 천하를 삼분하고 있는 큰 나라였다. 당시에 료마가 정말 그런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장면이 미국의 개항 압력에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던 당시 일본인의 정서를 표현해 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무렵 조선의 지식인도 비슷한 충격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지구본을 보면서 아마도 이렇게.. 더보기
미국이 한국 독립 낙점? 유영익의 기묘한 이승만 띄우기 미국이 한국 독립 낙점? 유영익의 기묘한 이승만 띄우기 카이로선언과 'in due course'의 저주 in due course 한국인에게는 그리 익숙지 않은 이 영어 표현은 그 어떤 한글보다도 더 현대 한국인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다. 흔히 '적당한 시기에'라고 번역되지만 더러 '적절한 절차를 밟아'라고 옮기는 이도 있다. 이 표현은 1943년 11월 27일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처칠 수상, 중국의 장제스 총통이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합의한 '카이로 공동성명'에 들어 있었다. "세 강대국은 한국인의 노예 상태에 유의하여 적당한 시기에 한국을 자주 독립시킬 것을 결의한다."라는 문장이 그것이다. 이 '공동성명'은 그해 12월 1일 테헤란에서 스탈린 소련 원수의 동의를 얻고 4대 강국의 '공동선언'으.. 더보기
전태일과 박정희의 대결은 끝나지 않았다 전태일과 박정희의 대결은 끝나지 않았다 11.13 전태일 분신 "국가가 한 젊은이의 일자리를 막는 것도 큰 죄악입니다."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참여했던 운동권 대학생 출신 이명박이 1965년 시위 전력으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편지다. 그 덕분인지 이명박은 현대건설에 입사해 회장 자리에까지 오르는 성공 신화를 써 나가게 되었다. 4년 뒤 청계천 피복 공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청년 전태일이 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저희들은 근로기준법 혜택을 조금도 못 받으며 더구나 2만여 명을 넘는 종업원의 90% 이상이 평균 연령 18세의 여성입니다. 기준법이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어떻게 여자에게 하루 15시간의 작업을 강요합니까? (……) 1개월에 첫 주일과 셋째 주일, 2일은 쉽니다.. 더보기
러시아혁명의 교훈, 대중을 외면하면 진보도 없다 러시아혁명의 교훈, 대중을 외면하면 진보도 없다 11.6 러시아혁명 민족주의 독립운동가 박은식은 3.1운동 이듬해 출간한 에서 1917년의 러시아혁명이 전제정치를 타도하고 여러 민족의 자유와 자결을 선포했으며 세계 개조의 첫 신호탄이 되었다고 평했다. 이 혁명을 통해 종래의 극단적 침략국가가 이제 극단적 공화국가가 되었다면서, 천지의 대변화가 일어났으니 한국도 활발히 맹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인 러시아혁명을 사회주의자도 아닌 박은식이 왜 이렇게 찬양했을까? 러시아는 개항기 조선과 대한제국의 가장 큰 근심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부동항을 찾아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노리는 '북국의 곰'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1904년 러일전쟁이 벌어졌을 때 수많은 한국인이 러시아에 맞서 동.. 더보기
하얼빈역·궁정동…한국 근현대사 관통한 두 번의 10.26 하얼빈역·궁정동…한국 근현대사 관통한 두 번의 10.26 안중근의 10.26과 김재규의 10.26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경 만 30세의 한국인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68세의 일본인 노정객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했다. 러시아 의장대를 사열하던 이토와 약 5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세 발의 총탄은 정확히 급소를 꿰뚫었다. 안중근은 이토의 수행원들을 향해 세 발을 더 발사한 뒤 러시아 말로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친 뒤 러시아 군인들에게 체포되었다. 이토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고 안중근은 일본 측에 넘겨져 하얼빈 일본 총영사관에서 미조부치 다카오[溝淵孝雄] 검찰관의 심문을 받았다. 안중근은 메모지조차 들고 있지 않았지만 막힘없이 열다섯 가지 거사 동기를 열거.. 더보기
10월 유신 41년…더 무서운 괴물이 솟아나고 있다 10월 유신 41년…더 무서운 괴물이 솟아나고 있다 박정희의 유산, 진정 극복한 걸까 간단한 시사 상식 문제 하나. 다음 문장을 읽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현대 세계의 민주주의 원리에 합치하는지를 논하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은 그 대표자나 국민투표에 의하여 주권을 행사한다. 나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이 문장을 읽자마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불쾌해 하기를 바라지만, 과연 그럴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고 그들이 국민을 대신해 나랏일을 하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이 문장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을 것 같아서다. 이 문장은 1972년 11월 21일 국민투표를 통과한 대한민국 헌법 제8호, 이른바 '유신헌법'의 제1조 2항이다. 그해.. 더보기
세종은 오로지 존경 대상? 세종을 질투하라 세종은 오로지 존경 대상? 세종을 질투하라 한글날, 지도자 그리고 리더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세종대왕은 몇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왕이 되었죠?" 아이들은 잠시 생각하다 저마다 다른 답을 내놓는다. "4 대 1이요!" "3 대 1이요!" "경쟁률 없어요!" 각각의 답이 다 일리가 있다. 4 대 1이란 태종의 네 아들 가운데 뽑혔다는 뜻이고, 3 대 1이란 세자였던 양녕대군이 탈락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세 아들 가운데 뽑혔다는 뜻이리라. 경쟁률이 없다는 대답은 워낙 탁월한 인물이라 이미 태종의 마음속에서 확정되어 있었음을 말하려는 것이렸다. "3 대 1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은 몇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통령이 되었나요?" 아이들이 다소 어려워할 줄 .. 더보기
'단군이 오래전 건국', 그것만 자랑할 건가 '단군이 오래전 건국', 그것만 자랑할 건가 개천절에 되새겨보는 홍익인간 이상 10월 3일은 기원전 2333년 단군왕검이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를 세운 날이다. 이렇게 심원한 국경일이 있는데 몇 십 년밖에 안된 1948년 8월 15일을 굳이 건국절로 지정하자는 사람들은 뭘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틀 전인 10월 1일, 중국은 1949년 그날의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을 맞아 13억이 시끌벅적한 일주일 휴가에 돌입한다. 우리의 개천절은 그것보다 70배나 오래된 셈이니 70주 휴가는 아니더라도(그러면 매일 놀고도 남을 테니까) 70일 정도는 놀아야 단군의 위업을 제대로 새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민족 종교인 대종교에서 말하는 개천절은 단군의 건국일이 아니다.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이 하늘을 열고[開天.. 더보기
해방 공간의 '전태일'들, 망각의 늪에서 구하라 해방 공간의 '전태일'들, 망각의 늪에서 구하라 기억 저편의 뜨거운 역사, 9월총파업 1970년 청계천의 봉제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전태일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라고 외치며 책을 안은 채 자기 몸에 불을 질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위치와 권리를 자각하기 시작한 노동자들은 1979년 YH무역 여성 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 사건, 1980년 동원탄좌 노동자들의 사북항쟁을 거치며 의식적인 노동계급으로 성장해 갔다. 마침내 1987년 6월항쟁에 뒤이은 7, 8, 9월 대투쟁으로 노동자들은 그토록 염원하던 민주 노조를 갖게 되었고, 그 힘이 1995년 41만여 조합원을 아우르는 민주노총으로 결집했다. 민주노총은 1996년 12월 정리해고를 법제화하려는 노동법 개악에 맞서 연인원.. 더보기
김구도 빈 라덴 같은 테러리스트? 당찮은 소리 김구도 빈 라덴 같은 테러리스트? 당찮은 소리 9.11에 돌아본 테러와 의혈 독립 투쟁 9.11 테러의 연출자 오사마 빈 라덴은 2011년 5월 2일 자신을 집요하게 쫓던 미군의 총탄에 맞아 저승으로 갔다. 그는 악마인 미 제국주의와 성전(聖戰)을 벌인 끝에 장렬히 산화했으니 천사의 인도를 받아 천국으로 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험상궂은 인상의 저승사자는 천만뜻밖에도 지옥행을 명령했다. 빈 라덴은 당황했다. 그는 저승사자의 소맷부리를 부여잡고 물었다. "잠깐만! 혹시 천국에 김구라는 분이 계시지 않습니까?"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빈 라덴은 그분을 한 번만 뵙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저승사자는 조심스럽게 천국에 연락을 넣었고, 김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빈 라덴 앞에 나타났다. "당신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