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번열(煩熱)이 생겨 미쳐 죽을 것 같다고 하소연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가슴이 죄어들어 못 견디겠다고 합니다. 더러는 왠지 가슴이 덜컹덜컹하거나 쿵쿵거린다고도 하고 불안하고 초조하여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참으로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하지 못 할 정도로 그 증세가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가슴병인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로 증세가 나타나는 가슴병도 그 원인을 알아보면 결국 태소음양의 불균형에서 오는 것입니다. 우선 마음의 작용을 보면 양체질의 사람은 급하고 서두르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음체질의 사람은 자꾸 끌어 모아 내리거나 웅크리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양인(陽人)들은 선천적으로 내부에 열기가 많고 거기에다가 마음까지도 솟구치며 팽창하는 작용을 하여 더욱 내부 열기가 기승을 부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흩어지려는 열기는 가슴속을 가득 채우게 되고 팽창된 고무풍선처럼 답답증과 번열을 느끼며 심리적인 불안 요인까지 따르게 됩니다.
음인(陰人)들은 선천적으로 내부 열기가 적으며 거기에다가 마음까지도 자꾸 아래로 가라앉아서 더욱 가슴속 가득히 음기(陰氣)가 차게 됩니다. 음기가 가중되면 음의 성질 그대로 오그라지려 해서 가슴이 조여들고 답답하며 불안 초조해지고 한숨을 내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슴병과 크게 연관된 기관이라면 심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양오행으로 본 체질·· 제 1부에서 “역(易)의 수리(數理)에 따른 심장 첨판의 수(數)”를 참고하면 양의 기운이 많은 사람은 좌측 이첨판의 기운이 너무 넘치고 상대적 음의 기운이 부족해 우측 삼첨판이 허약합니다. 또한 음의 기운이 많은 사람의 우측 삼첨판은 너무 기운이 넘치고 상대적 좌측 이첨판은 허약합니다. 이를 체질별로 요약해보면,
▶ 태양인 - 좌심방은 실(實)하고 우심방은 허(虛)하다
▶ 소양인 - 좌심실은 실(實)하고 우심실은 허(虛)하다
▶ 태음인 - 우심방은 실(實)하고 좌심방은 허(虛)하다
▶ 소음인 - 우심실은 실(實)하고 좌심실은 허(虛)하다
이렇게 체질에 따라 심장의 기능 또한 다르게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원리에 따라 양인(陽人)들은 체내의 피를 끌어 모으는 기능의 우심방과 우심실이 약(弱)하고 다시 피를 내보내는 기능을 하는 좌심방과 좌심실은 강(强)합니다. 그러나 평소에 흡입과 배출이 균형을 이루다가도 여러 가지 작용에 의해 이상이 생기면 체내의 피가 덜 끌어 모아진 상태에서도 동맥을 향해 너무 많이 내보내려 해서 마치 양수기의 공회전 상태처럼 또다시 열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그 결과 견딜 수 없는 번열이 생기며 이때 혈압이 솟구치는 것입니다.
음인(陰人)들은 체내의 피를 끌어 모으는 기능의 우심방과 우심실이 강(强)하고 다시 피를 쏘아 내보내는 기능을 하는 좌심방과 좌심실이 약(弱)합니다. 이런 음인에게 여러 가지 작용으로 흡입과 배출에 이상이 생기면 체내의 피가 심장으로 들어오는 것은 많으나 동맥을 향해 내보내는 힘이 약해집니다.
이럴 때에 마치 양수기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처럼 되어서 가슴이 ‘덜컹덜컹’ 하거나 ‘쿵쿵’ 소리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안, 초조, 두려움에 안절부절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혈압은 과부하 상태의 양수기 물줄기처럼 저혈압이 되기도 하지만 순간적으로 팍 치솟기도 합니다.
이제 가슴병이나 답답증의 원인이 이해되었으면 그 치유 방법은 스스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변화작용을 하는 심리적 상태를 조절해야 하고 알맞은 환경적 요인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양인(陽人)은 차분해지려 해야 하고 정적(靜的)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반대로 음인(陰人)은 상승기분을 지니도록 해야 하고 동적(動的)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또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물은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에 큰 이상이 생겼다면 약(藥) 또한 체질에 맞게 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원활한 피의 흐름을 위해서도 알맞은 운동은 꼭 필요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본래 모든 동·식물은 자신의 체내에 모든 질환에 대한 방어기능을 스스로 잘 갖추게 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세계에서 보면 비록 작은 하나의 개체에 불과하더라도 또한 그 속에는 전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외로 인간과 사육 당하는 동물들은 이러한 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원인을 알아보면 첫째,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누군가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둘째, 인위적인 주변환경 속에서 살다 보니 본래 타고난 자연감각기능 마저 상실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 맞는 환경과 섭생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에게 맞는 환경과 섭생 그리고 나 스스로 어떤 질병하고도 맞설 수 있다는 의연한 자세를 가질 때 우리 인간은 얼마든지 건강하고 마음자리 또한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