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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빠른 질병, 중풍(中風)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病) 중의 하나는 아마도 ‘중풍’일 것입니다. ‘암(癌)’이라고 하면 음적(陰的)인 암세포가 일으키는 종양이므로 진행속도가 느리며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풍(風)’이라고 하면 글자 그대로 양적(陽的)인 것이 되어 바람처럼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하룻밤 사이에도 반신불수가 되는 등 심각한 증상이 외부적으로 금시 나타나는 질병인 것입니다. 어떤 병이 되었든 병의 원인과 진행과정은 내부적으로는 체내 태소음양의 불균형, 외부적으로는 심리작용과 환경적 요인인 풍한서습(風寒暑濕)에 크게 영향을 받아 나타나고 진행되는 것입니다.

풍(風)은 그 종류가 다양하여 72종풍(種風)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여러 종류의 풍 중 여기서는 두뇌 혈관과 관련된 부분만 언급할 것입니다. 즉 두뇌 속의 혈관이 터져 생기는 것과 혈관이 팽창되어 그 팽창된 부분이 옆의 부분을 압박하여 나타나는 것, 그리고 두뇌 혈관의 일정 부분에 피가 제대로 순환을 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나타나는 경우의 마비 증상만을 말하고자 합니다.

‘마비(痲痺)’란 음적(陰的)인 것으로 양적(陽的)인 활성화의 반대되는 뜻입니다. 그리고 체내 에너지가 많은 소양인과 태음인에게 잘 나타나는 병증입니다. 또한 중풍은 기후나 지리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기도 합니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좋아하는 중국인에게 오히려 중풍이 많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차(茶)를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는 속설보다는 이러한 주위 여건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풍에서 남좌여우(男左女右) 즉 남자는 좌측이 여자는 우측이 마비된다는 것은 음양이론의 고정관념에 불과한 것입니다. 음양은 평소 균형을 이루고 있다가도 어떠한 계기가 주어지면 언제고 고정됨이 없이 또한 장소나 방향에 관계없이 변하는 것입니다. 중풍을 예방하기 위해서 또는 원활한 혈행을 위하여 평소 알맞은 운동과 심리적 상태의 유지는 필수적입니다. 먼저 이 장(章)에서는 두뇌 속의 강약(强弱)을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결국 마비 증상은 두뇌 속에서 비롯되는 원인이 가장 크게 작용합니다. 두뇌 속의 강약(强弱)은 체질 특성에 따른 순수물질과 연계성이 있습니다. 순수물질은 체내의 무거운 태소음기(太少陰氣)가 아래인 하복부에 위치한 정(精)의 부위로 내려가 그곳에서 쌓이고, 그렇게 쌓여진 충만된 음기(陰氣)는 자연적으로 압력을 받아 양의 기운으로 전환됩니다.

이때 생성되는 물질로 그 중 양성(陽性) 순수물질은 두뇌로 전달되어 뇌의 기능을 돕는데 사용되며 그 나머지는 폐로 이동됩니다. 음성(陰性) 순수물질은 생식기능으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뼈로 이동됩니다. 이러한 원리로 평소 두뇌에 공급되는 양성(陽性) 순수물질의 양(量)이 많고 적음에 따라 두뇌 속 또한 튼튼해지거나 허약해지는 것입니다.

간혹 “밤새워 여자와 사랑놀이를 했더니 다음날 다리가 흔들리고 정신이 멍해지더라.” 고 하는 카사노바의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이는 체내 기운의 소모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만은 아닙니다. 체내에 비축되려는 정(精)의 순수액을 너무 많이 방출한 까닭에 두뇌로 전달되어야 할 순수액이 부족 되어 두뇌는 그 활동 기능이 잠시 떨어져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연구된 것이 바로 방중술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 두뇌활동이 저하되는 것도 정의 기운 즉, 순수물질의 부족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제 두뇌 속의 튼튼함과 허약함을 체질별로 나누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1. 태양인
태양인은 체질 특성상 양성순수물질이 많이 생성됩니다. 그리하여 두뇌와 폐는 그 기능이 강합니다. 태양인은 언제나 두뇌 속에 양성(陽性)순수물질의 공급이 충분하여 왕성한 정신활동이 가능하며 또한 폐가 강하여 소리에 민감하고 음악적 재질이 남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튼튼한 두뇌를 가진 태양인은 두뇌 속 혈관까지도 튼튼하여 비록 혈압의 높낮이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해도 두뇌 속에 이상이 생겨서 오는 중풍은 거의 없습니다.

태양인에 있어서 때로 잘 걷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마치 중풍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두뇌 속 혈관의 이상 유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고 음성(陰性)순수물질이 적어서 나타나는 뼈의 소삭(삭는 증상)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양인은 언제나 심리적으로 솟구치는 기운을 자제하고 지나친 정신활동을 삼가며 하체의 기능을 살리는 적당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끌어 모으는 기운이 많은 태음과 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허리나 다리뼈의 소삭으로부터 걱정이 사라질 것입니다.

2. 소양인
소양인은 체질 특성상 하복부인 정(精)의 자리가 빈약합니다. 따라서 태소음기(太少陰氣)가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순수물질도 그 양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또한 체내에 열기가 많고 심리적 상태마저 솟아 흩어져 팽창하려 합니다. 그리하여 혈압이 높아지고 두뇌 속마저 뜨거워져 그 열기로 인해 모든 것이 팽창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뇌수(腦髓)라고 일컫는 순수물질의 양이 충분치 않으며, 또한 그 열기에 의해 쉽게 소모됩니다.

소양인의 특성인 심한 건망증도 이로 인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팽창된 뇌세포와 뇌혈관은 옆에 있는 다른 뇌세포와 뇌신경을 자극하기 쉽고 목줄기를 타고 올라간 혈액은 이때 늘어난 뇌혈관에서 기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마치 보일러 배관에 기포가 생기면 그 기포로 인해 물의 순환이 어려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로 보면 됩니다.

본래 소양인은 체내에 열기가 많고 그 열은 상승하여 머리를 아프게 하며 때로 열이 많이 날 땐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도 됩니다. 또한 두뇌 혈관에 기포가 생기면 그것이 작용하여 두뇌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마비 증상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소양인은 언제나 심리적으로 솟아 팽창하려는 기운을 자제하고 하반신을 강화하는 적당한 운동과 끌어내리는 소음과 식품을 애용해야 합니다. 또한 소양인은 체질적 특성으로 체내 순수물질이 적게 생성되므로 남성에게 있어서 다접(多接)은 괜찮을지 모르나 방사(放射)는 가급적 줄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에는 생식 기능의 약(弱)함에서 오는 생리불순이 없도록 노력하고 출산 이후 젖이 오래도록 유출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합니다. 참고로 젖은 여성의 순수물질에 영양소가 가미되어 나오는 것이며 정액은 남성의 순수물질에 정자가 실려서 나오는 것입니다.

3. 태음인
태음인은 체질 특성상 양의 기운보다는 음의 기운이 많습니다. 따라서 순수물질이 많이 생성되기는 하지만 이 중 양성(陽性)순수물질은 적은 반면 음성(陰性)순수물질은 많이 생성됩니다. 그러므로 음성(陰性)순수물질은 뼈의 발육을 왕성하게 하여 골격이 크고 또 모으는 기운은 체중을 늘게 하여, 우람한 체격은 태음인의 특성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적은 양(量)의 양성(陽性)순수물질은 두뇌 속을 튼튼하게 하지 못하고 폐의 기능을 떨어뜨림으로서 음치를 만들기도 하고 기관지를 약하게도 합니다. 하지만 태음인의 경우 두뇌 속은 튼튼하지 못하지만 본래의 기운대로 자꾸 모으려 하므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잘 보관시켜 그것을 통한 통찰력은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태음인은 양성(陽性)순수물질이 적어 두뇌 속이 튼튼하지 못한데도 모으는 기운이 비만을 만들고 체내에 혈액을 많게 합니다. 이로 인해 혈관과 심장, 그리고 간에 혈액이 과잉되기 쉽습니다.

심장에서도 내보내는 기운이 약해 평소 피의 순환이 느리다가도 과부하 현상에 의해 갑자기 솟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약한 두뇌 속의 혈관은 팽창하거나 터져서 마비 증상이 오고 심한 경우 북망산천을 가기도 하는 것입니다.

태음인은 평소 심리적 상태를 가라앉지 않도록 주의하고 원활한 혈행을 위해 시원스럽게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특히 체내에 혈액이 많기 때문에 피의 생성을 돕는 조혈작용이 큰 미역 등등의 식품 섭취을 절제하고 상승기운이 많은 태양과식품(太陽科食品)을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태음인은 늘 콜레스테롤의 수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4. 소음인
소음인은 체질 특성상 하복부인 정(精)의 부위가 실(實)합니다. 또한 태소음기(太少陰氣)가 많아 순수물질의 생성이 충분하므로 뼈와 두뇌 속의 기능은 튼튼합니다. 그러나 체내에 음기가 너무 넘치며 심리적 상태마저도 음적(陰的)으로 가중되어 혈행이 느릴 수밖에 없으므로 소음인에게는 저혈압이 많습니다.

또한 약한 소화흡수력 때문에 체내에 혈액이 많이 생성되지 못하고 또 적은 양(量)의 피가 느리게 활동하면 빈혈이나 무력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처럼 느리고 부족한 혈행은 인체의 각 부위에 에너지나 영양소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외부적으로 한기(寒氣)를 받거나 심리적 위축 등의 여러 요인에 의해 음기가 더욱 가중되면 두뇌의 기능이 떨어져 두뇌 어느 한쪽 부위의 가느다란 혈관에 피가 정체되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하여 마비(痲痺)증상이 오는 것입니다. 소음인은 늘 차갑고 습한 곳을 피하도록 하고 평소 상쾌한 기분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시 소화흡수력을 강하게 하여 충분한 체력과 충분한 피를 생성시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소양과 식품을 늘 섭취해야 함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결국 중풍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뇌의 일정 부분이 마비되어 나타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두뇌 속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양성(陽性)순수물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체질마다 양성(陽性)순수물질을 넉넉하게만 해준다면 중풍이 크게 감소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요즈음은 중풍을 뇌졸중(腦卒中)이라고도 하며 기름기 많은 음식의 다량 섭취와 운동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습니다. 많은 기름기는 혈(血)을 탁하게 하고 비만과 운동부족에서 오는 혈관의 축소는 피의 찌꺼기 즉, 혈전(血栓)을 쌓이게 만듭니다. 혈전은 목뒤부위에 잘 생기고 그 찌꺼기가 어느 날 혈관을 따라 돌다가 혈관이 가장 약한 뇌 속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는 이론입니다.

또한 세균성에 의한 뇌졸중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는 식사와 운동부족 또는 심리상태 등에 의하여 오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중풍은 순수물질인 뇌수에 의한 두뇌의 강약에 크게 좌우되므로 비만을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또 다시 설명할 필요 없는 상식일 것입니다.

※ 각 체질별로 좋은 약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태양인 - 홍화(紅花)·홍화자(紅花子)·가근(茄根)·하고초(夏枯草)·오가피(五加皮)·등자피(橙子皮)·합환피(合歡皮)·작약(芍藥)
▶ 소양인 - 석고(石膏)·*방풍(防風)·고거채·대계·괄루인·인동등·차전자(車前子)·*생지황(生地黃)·현삼(玄蔘)·형개(荊芥)·강활(羌活)·전호(前胡)·*독활(獨活)·귀전우(鬼箭羽)·목방기(木防己)·택사(澤瀉)
▶ 태음인 - *사향(麝香)·*국화(菊花)·고본(藁本)·백지(白芷)·*원지(遠志)·갈근(葛根)·갈용(葛龍)·오미자(五味子)·천마(天麻)·산약(山藥)·맥문동(麥門冬)·천문동(天門冬)·*석창포(石菖蒲)·마황(麻黃)·백과(白果·은행)·영지(靈芝)·*녹용(鹿茸)·황금(黃芩)·대변 불통 시에는 대황(大黃)
▶ 소음인 - 운지(雲芝)버섯·백출(白朮)·인진(茵陣)·곽향(藿香)·백하수오(白何首烏)·당귀(當歸)·천궁(川芎)·인삼(人蔘)·삼칠(三七)·진피(陳皮)·구감초(灸甘草)·*황기·*계지(桂枝)·오약(烏藥)·*사인(砂仁)·*옥촉서예(玉蜀黍 )

☞ 『*』표시의 약재는 주(主)가 되는 약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