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는 B형 간염에 감염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나친 약물복용이나 과음과 과로, 그리고 과색(過色)이 그 원인이 됩니다. 더러는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부족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병은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간경화의 증상은 만성 간염과 비슷하여 먼저 피로하고 무기력해지게 됩니다. 또한 속이 메스껍고 식욕이 떨어지며 성욕이 현저하게 감퇴합니다. 또한 남자인데도 여자처럼 가슴이 커지거나 젖꼭지가 딱딱하거나 몽우리지기도 하며, 고환이 위축되고 겨드랑이 털이 빠지기도 합니다. 얼굴 색이 흑갈색으로 검어지면서 거칠어집니다. 때로는 엄지와 새끼손가락 바닥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기도 하며 정맥이 터져 대변이 검어지고 배에 물이 차기도 합니다.
간은 인체내의 오장육부 중에서 가장 큰 질량을 지닌 장부입니다. 간은 모으는 기운의 대표적인 장부로 체내로 들어온 음식물이 소화 흡수되어 모두 모여지는 장부입니다. 모으는 기운이 있으면 반드시 상대적으로 흩어지려는 기운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태소음양 기운이 상호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는 건강한 간이 되는 반면 여러 요인이 작용하여 그 음양기운의 균형이 깨어지면 각종 간 질환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인체의 2/3는 물로 되어 있습니다. 이때 양(陽)의 기운은 마르게 하는 기운이고 음(陰)의 기운은 더욱 습하게 하는 기운입니다. 한의학적(韓醫學的) 표현으로는 조(燥)와 습(濕)이라고 하는데, 간은 음의 기운이 작용하는 장부로 음의 기운이 넘치게 되면 더욱 습해져서 각종 이상 증세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그리하여 음의 기운이 많은 음체질(陰體質)의 사람들은 항시 주의를 해야 하는 장부입니다. 특히 태음인은 그 체질 특유의 모으는 기운으로 인하여 간이 크고 습하게 되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해야 합니다. 또한 간은 음의 장부이므로 음의 성질 그대로 이상이 발생해도 질환의 진행속도도 느리며 그 증상이나 통증도 쉽게 느끼지 못하므로 병이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