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의 계절은 봄에서 시작하여 봄․여름․가을․겨울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와는 달리 바다에서의 계절은 육지를 기준 하면, 가을에 시작하여 가을․겨울․봄․여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서로 반대로 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에 따라 바다에 사는 해초류는 육지의 가을철에 씨앗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육지의 겨울철에 해초들은 무럭무럭 왕성하게 자랍니다. 그러다가 육지의 봄이 되면 시들시들 해집니다. 이어서 여름철은 해초류에게는 죽음의 계절이 되지요.
바닷물이 육지의 기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바다가 육지보다 한 계절 빠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이 바다와 육지의 계절의 순환은 다른 것입니다. 이는 육지의 늦은 겨울 또는 초봄에 많은 해초류를 수확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또한 바닷물이 늦가을에 가장 차고 겨울이 되면서 따듯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겉물에만 해당되는 현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바닷물은 겉과 속이 다릅니다. 겉물은 육지보다 마치 한 계절 빠른 것처럼 보이지만 속물은 다릅니다. 역(易)에서 보면 양은 순행하고 음은 역행합니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육지는 순행하고 바다는 역행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이처럼 바다가 육지와는 달리 역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예는 바닷고기나 조개류와 해초류 등등의 맛을 통해서도 나타납니다. 대체로 육지의 늦가을부터 겨울 그리고 초봄까지 바다에서 생산되는 식품들의 맛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때 그것들이 가장 살쪄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만 어류가 봄에 산란하고 여름에 새끼들이 자라고 하는 이유는 새끼들이 수압을 잘 견디지 못하고 또한 지표 가까운 곳에 플랑크톤 등의 작은 먹이들이 있어서 육지의 봄을 이용해 산란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자연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잘 응용만 하면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데 보탬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다 산이나 들 혹은 바닷가를 가더라도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큼 느끼고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