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같은 사람, 흔들리지 않고 한 자리에 있어 주는 사람, 그래서 저의 ××맞은 성격까지 다 받아줄 수 있는 남자예요.” 가수 이효리씨(사진)는 최근 자신의 연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톡톡 튀는 소음인이 무던한 태음인을 좋아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연예인이지만 유독 개념발언으로 주목받는 소셜테이너 이효리씨. 그는 동물보호, 독거노인 문제, 채식주의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소신을 거침없이 피력한다. ‘연예인이 왜 나대냐’며 입조심하라는 협박전화에도 “그게 옳다고 생각하니까 표현을 안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기 생각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 못하면 병이 나는 전형적인 소음인이다.
사회문제만이 아니다. ‘핑클’ 시절에도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와 방송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 스캔들을 의식하지 않고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왜 내 사생활까지 간섭하냐”며 반발했다. 강한 자기 소신은 연애관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문어발식 연애’와 ‘팔각 스캔들’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에도 그는 너무 쿨하다. “인생이 얼마나 짧은데 쉴 틈이 어디 있어요. 한 ×이라도 더 만나봐야죠”라고 답했다. 그러나 “내 연애는 2년이 한계”라며 “처음에는 모든 걸 상대 취향에 맞춰보는데 점점 그게 짜증이 났다”고 말한다. 반면 지금 연인은 “내가 유기견을 찾으러 가겠다니까, 아무 불평없이 3일씩이나 함께해줬다”고 한다.
소음인은 주변에 자기를 맞추는 감정기능이 열등하고, 세상을 자기 사고에 맞추려 한다. 소신이 강한 소음인일수록 그냥 말없이 그런 자신을 품어줄 ‘나무 같은’ 이성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만약 이효리씨가 비슷한 성향의 소음인을 만났다면 서로 견디기 힘들다. 반면 태음인은 자기 사고를 강하게 드러내기보다 일단 맞춰주기에 관계가 지속된다.
이제마는 사랑에 빠지는 것을 ‘원모지심(遠慕之心)’으로 설명했다. 즉 자신과 비슷한 기질에겐 끌리지 않고, 대신 타고난 자기 성정과 멀고 다를수록 더욱 강하게 매료된다. 첫눈에 반하거나 연애결혼한 부부는 체질이 같은 경우가 드문 것도 이 때문이다. 서로가 달라서 채워주며 더욱 끌릴 때, 이는 신성화된 감동과 사랑의 언어로 표현된다. 한마디로 콩깍지가 쓰인다. 그러나 사랑은 반드시 환상이 깨지는 시기를 겪는다. 처음과는 180도 달라진 느낌으로 다가온다. 매력으로 끌렸던 바로 그 지점이, 서로 가장 상처 주는 요소로 돌변한다. 솔직하고 톡톡 튀는 매력은 주변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뒤바뀐다. 나무처럼 든든함이 속내를 알기 힘든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이효리씨 역시 “예전 남친들에게 미안하다. 한자리에 다시 불러 만나보고 싶다. 지금 남친이 날 사랑한다면 그도 궁금하지 않을까”라며 튀는 연애관을 스스럼없이 밝혔다. 또 “현 남친은 나이도 많고 못생겼고 단벌신사에 기타만 친다”며 농담을 했다.
이런 ‘솔직 화법’과 ‘쿨한 매력’도 콩깍지가 벗겨지면 태음인의 속을 마구 뒤집는 비수가 된다. ‘나무처럼’ 참고 맞춰왔던 것을 한꺼번에 토해내는 시기가 온다. 물론 소음인은 이런 태음인의 태도 변화에 “사랑이 식었다”고 말한다. 또 불만 있으면 왜 그때 바로 말하지 않았냐고 따진다. 반면 태음인은 “언제까지 나만 계속 참고 배려해야 하나, 평생 당신 하고 싶은 대로만 할 거냐”며 분통을 터트린다. 소음·태음 부부의 위기는 큰 틀에서 이런 모양새다.
융은 “이 고비를 잘 견뎌야 더욱 인간적인 사랑을 할 수 있다. 인간의 사랑은 신의 사랑보다는 덜 짜릿하지만 훨씬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현재 서로에게 가장 못마땅한 부분이, 한땐 가장 큰 매력이었음을 찬찬히 돌아보는 것이 부부갈등 해소의 비법이다.
또한 상대는 그때도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달라졌다면 이젠 상대를 내 편의대로 좀 더 바꾸고 싶은 게으른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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