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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에 쇠고기 육수는 맞는 궁합인가?


변화무쌍한 계절이 어느덧 우리의 두꺼운 옷을 벗게 만드는 여름으로 접어들 때면 가끔은 입맛이 뚝 떨어집니다. 이럴 때면 우리는 없어진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냉면집을 찾곤 합니다.

냉면의 재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개 메밀로 만든 사리, 쇠뼈를 고아 우려낸 육수와 쇠고기 한 두어 점, 그리고 삶은 계란 반쪽과 채로 썬 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왜 하필이면 메밀 사리에 쇠고기와 계란과 배일까요?

우선, 메밀은 내부에 음기가 너무 많아 양의 기운이 많은 밭에서는 잘 자라지만 음기운이 많은 논에서는 잘 자라지 못합니다. 그리고 음기운의 특성은 그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려 하기 때문에 매우 차가운 성질을 띄게 됩니다.

때문에 여름철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은 됩니다. 그렇지만 음체질(특히 소음인) 사람들이 이 음식을 먹으면 체내의 기운이 더욱 아래로 끌어내려져 냉기가 넘치게 되고 배탈 설사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먹어도 탈이 나지 않게 하는 요리법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은 양(陽)기운이 많은 부재료인 쇠고기와 계란과 배를 사용해서 중화시키는 것입니다. 소와 닭은 가슴부위가 매우 실한 양과 동물이며, 배(梨) 또한 양과에 속하는 과일이므로 주재료인 메밀에 있는 음기운의 성질을 흩어지게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음체질 사람들이 먹었을 경우에도 배탈 설사 등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날 풍요롭지 못한 시대를 살면서 부족한 자원으로 누가 먹어도 최소한 부작용이 없는 음식물을 만들어 내고자 했던 현명한 우리 선조들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그 당시는 음양을 구별하여 섭취하는 체질식의 개념도 없었고 또한 당장의 배고품을 해결하는 것이 큰 관심사였기 때문에 누가 먹어도 탈이 나지 않고 또한 맛도 좋은 방법을 찾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자원이 풍요로운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탈 나지 않고 배불리 먹기보다는 먹어서 건강해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는 칼로리 개념이 아닌 기의 원활한 흐름에 관점을 두기 때문입니다.

만약 양체질들을 위한 메밀냉면이라면 쇠고기 육수와 계란과 배보다는 차라리 음과가 되는 홍어나 가오리 또는 한치 등의 회를 넣어 만든 회냉면이 보다 더 유익할 것입니다.

그리고 음체질 사람들에겐 부족한 양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감자나 고구마의 전분으로 만든 냉면이나 잡채에 쇠고기를 넣어 먹는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메밀냉면은 양체질 사람들에게 잘 맞는 음식이지만 음체질이 되는 태음인과 소음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잘 맞지 않는 음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