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살펴보면 가슴부위는 대단히 크고 우람하며 하복부인 엉덩이 부위는 빈약합니다. 이것은 태어나서 수년을 성장하면서 자기 고유의 체질적 특성으로 체내 에너지가 가슴부위로 몰리게 되고 상대적으로 하복부로는 그 에너지가 적게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의 대부분을 앞발로 쓰게 됩니다. 소의 앞발굽과 뒷발굽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그러면 돼지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가슴부위는 빈약하고 엉덩이 부위는 풍만하고 실하게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수 년 동안 자라면서 자신의 고유 체질적 특성대로 체내 에너지가 하복부로 많이 전달된 까닭입니다.
그러면 소와 돼지의 정력은 누가 더 셀까요? 정력이란 하복부에 모이는 정(精)의 기운에 좌우되는 것인 바, 하복부가 빈약한 소와 하복부가 왕성한 돼지는 그 능력의 차이에 있어 아예 비교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짝짓기 장면을 살펴보면, 소는 소양과 동물로 생식기가 딱딱하며 가늘고 길지만 암놈 등에 올라 작전에 돌입하면 불과 1분도 되지 않아 끝내 버리고 맙니다. 그뿐만이 아니고 암놈 등에서 내려왔을 때는 힘이 빠져 그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잠시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하루종일 누워 쉬려고 합니다. 참으로 덩치값 하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그러면 돼지는 어떠한가요? 돼지는 하복부에 에너지가 몰려 있는 소음과 동물로, 음과(陰科) 동물의 특성대로 생식기가 소에 비해 딱딱하지 못하고 나사모양으로 꾸불꾸불하게 생겨 있으나 ''척-'' 하고 한 번 올라가면, 주인이 기다리기 지겨울 만큼 한참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때 돼지의 표정을 살펴보면, 정말 어떤 말이나 글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황홀 그 자체의 경지 즉, 열반의 경지에 든 모습입니다. 또한 작업이 끝난 연후에도 소와는 반대로 ''싱글벙글'', 오히려 더 생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마치 그 일에는 타고난 천하장사 같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정(精)의 기운이 많고 적음의 차이인 것입니다. 전체적인 힘의 차이로 보면 소와 돼지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정력의 차이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반대로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는 사람은 물론 동물이나 곤충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자연의 변화원리를 깨닫지 않으면 어떠한 사물에 이치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니, 틈틈이 이러한 이치는 공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