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와 그에 따른 합병증이 일어나는 원인과 증세를 체질별로 살피고 그에 따른 체질별 약재를 살피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태양인
태양인은 그 체질 특성상 폐에 열이 많으며 솟구치는 기운으로 인해 그 열을 위로 끌고 올라가려고 합니다. 따라서 폐와 폐 사이에 있는 식도는 그 영향을 받아 구토증상을 일으키기도 하고 식도의 열에 의해 입냄새나 식도협착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처럼 솟구치려는 기운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아래에 있는 췌장에는 폐의 열을 전달하지 못하므로 인슐린이 열을 받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태양인의 경우에는 당뇨가 거의 없습니다. 혹 당뇨증세가 있어 보이면 그것은 약(弱)한 간이 문제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꼭 당뇨가 아니더라도 약한 간을 보(補) 함에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주(主)가 되는 약재 - 홍화(紅花)·미후도·노근(蘆根)·주목(朱木)
그밖에 좋은 약재 - 가근(茄根)·시체·사포도(蛇葡萄)·지각(枳殼)·오매(烏梅)·작약(芍藥)·무화과(無花果)
2. 소양인
소양인은 위장과 비장에 열이 많은 체질 특성을 지녔으며 또한 가슴부위에 그득한 열기는 비장과 일직선상에 접해있는 췌장에 많은 열을 가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열기(熱氣)를 싫어하는 췌장 속의 내분비 샘은 그 기능이 약해져 인슐린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합니다.
또 생산된 인슐린도 그 열기 속에 열화(熱化)되어 제대로 당을 분해 조절하지 못하는 저기능 물질이 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되면 혈액 속의 당은 제대로 분해 조절되지 못하고 소변을 통해 그냥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소양인 특유의 당뇨는 물론 합병증까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소양인의 당뇨에 의한 합병증 증세로는 입안이 헐고 치아나 잇몸이 부실해지고 침이 마르며 눈은 열이 솟구쳐 안압(眼壓)이 높아지고 녹내장과 백내장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혈압이 솟구쳐 오르며 상체의 어깨와 팔은 저리고 가슴속은 울화와 번열이 끓고 위(胃)는 먹어도 먹어도 허전합니다.
또한 온몸의 힘이 빠지고 위 속은 뜨거워져 자꾸만 물을 찾게 되고 허리는 맥이 풀리고 아프며 다리는 힘이 없고 제대로 쭉 뻗기도 어렵거나 자신도 모르게 힘을 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살이 빠져서 앙상한 새 다리처럼 되어가며 급기야는 관절에 이상증세가 오게도 됩니다.
이때 신장과 방광은 더욱 허약해져서 신장염·요도염·신장 요도결석·오줌소태가 생깁니다. 게다가 비뇨생식기 기능 또한 약해져서 생리불순·무월경·자궁염증·자궁협착·음수부족이 되며 때로는 질 입구가 가렵고 헐기도 합니다.
이처럼 당뇨는 본래 체질적으로 넘치거나 부족된 모든 부분들을 병증으로 나타나게 합니다. 소양인은 가슴속과 위장 및 비장에 열이 많아서 췌장이 쉽게 더워짐으로써 당뇨병에 취약한 체질이 됩니다. 그 예방으로는 우선 열을 많이 발생시키는 소양과 식품은 절대 금기로 알아야 할 것입니다.
흔히들 당뇨라고 하면 콩·현미·녹색식물·인삼 등등을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질을 모르고 먹으면 오히려 큰 화를 당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심리적 상태나 주위 분위기 또한 번잡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당뇨라고 하면 한방에선 으레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을 쓰는데 그 약재 중에서도 양과 약재인 산약(山藥)은 빼야 합니다. 양과(陽科) 약재는 위와 비장에 더욱 많은 열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음식을 체질에 맞게 섭취함은 기본이 됩니다. 만약 소음과 식품만 평소 꾸준히 섭취해도 큰 효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당뇨에 좋은 간단하면서도 값싸고 효과 좋은 민간요법을 한가지 소개하겠습니다.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일종의 버섯으로 균류에 속하는 복령(茯笭)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복령을 가루로 만들어 밀가루와 섞어(30%) 수제비나 국수를 해먹으면 효과가 있습니다. 이때 수제비에 감자 등등의 소양과 식품은 넣지 않아야 함은 물론입니다.
주(主)가 되는 약재 - 복령(茯笭)·생지황(生地黃)·인동등·구기자(枸杞子)·누에·난초(蘭草)
그밖에 좋은 약재 - 연교(連翹)·산치자(山梔子)·박하(薄荷)·지모(知母)·석고(石膏)·방풍(防風)·형개(荊芥)·지골피(地骨皮)·현삼(玄蔘)·고삼(苦蔘)·복령(茯笭)
3. 태음인
체질 특성상 모으는 기운이 강해 영양소나 혈이 너무 모아진 까닭에 간에 열이 많습니다. 간의 위치는 위장, 비장, 췌장과 거의 같은 선상에서 조금 위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크고 열이 많은 태음인의 간은 췌장에도 간단하게 많은 열을 전달함은 물론 뜨거운 간은 체내의 혈 또한 열성으로 만들게 됩니다.
혈이 열성으로 되어 있으면 인슐린은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말한 바입니다. 이리하여 췌장에서 분비되며 차가운 기운을 좋아하는 인슐린도 어쩔 수 없이 열을 받아 당을 제대로 분해 조절하지 못하는 저기능 물질로 되기 쉽습니다. 또한 태음인의 대단한 소화흡수력은 많은 양의 당을 혈액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러므로 그에 비례하여 인슐린도 그 양이 많고 기능이 좋은 물질이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뜨거운 간열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간열로 인해 인슐린의 분비를 적게 하거나 기능을 저하시키며 당뇨병을 만들게 됩니다.
나아가서는 합병증까지 유발시키게 되는데 그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몸이 붓고 살이 빠지며 숨이 가빠지고 가래가 끓으며 기관지 해소, 천식이 생깁니다. 심하면 눈에 백내장과 녹내장이 오고 간경화, 간염, 담석증, 황달이 생깁니다. 대장과 직장에는 염증이나 암, 오줌소태, 정력부진, 신장, 방광, 요도염증이 생깁니다.
또한 생식기 주변이 가렵거나 헐기도 합니다. 태음인은 소양인 다음으로 당뇨병에 약한 체질이니 그 예방과 치료 방법으로는 언제나 양과식품(陽科食品)을 섭취하되 태양과 식품을 우선해야 합니다. 특히 현미는 좋으나 찹쌀 현미는 그것이 태음과식품이니 미역과 더불어 필히 삼가해야 합니다. 심리적 작용이나 외부적 환경도 늘 신경을 써야 하며 어느 정도의 운동량은 필수적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태음인에게 태음과 식품의 섭취는 간열을 높이게 하고 혈액 속의 당의 농도를 짙게 만듭니다. 음양이론을 상기한다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태음인에게 있어서는 약재 또한 음과에 해당하는 약재는 오히려 해를 보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음양의 이치는 곧 우주의 이치임을 깨달아 지금부터라도 태양과식품을 늘 섭취한다면 태음인의 당뇨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主)가 되는 약재 - 산조인(酸棗人)·갈근(葛根)
그밖에 좋은 약재 - 질경·사삼(沙蔘)·백지(白芷)·국화(菊花)·산사·나복자·양유(羊乳)·대황(大黃)·산약(山藥)·석창포(石菖蒲)·녹용(鹿茸)
4. 소음인
체질 특성상 위장과 비장, 그리고 가슴부위가 찹니다. 그러므로 열성(熱性)물질인 당을 분해 조절하며 차가운 기운을 좋아하는 인슐린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체질이 됩니다. 소음인은 당뇨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특이한 경우 위장, 비장, 췌장이 한기(寒氣)를 너무 오래 받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신체 전체가 문제되는 경우에 당을 일시적으로 분해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위장, 비장, 췌장에 가득한 한기(寒氣)를 없애고 온기를 생기게 하여 소화흡수력만 키워 주면 저절로 해결되는 것입니다. 소음인의 당뇨증상은 눈으로 먼저 나타나 눈에 이상 증세가 오게 됩니다. 소음인은 언제나 양과식품(陽科食品)을 섭취하도록 하되 소양과 식품을 우선해야 합니다. 약재 또한 소양과 약재만이 효험이 있고 다른 과의 약재는 오히려 해를 끼치게 됩니다.
주(主)가 되는 약재 - 향부자(香附子)·인진(茵陣)
그밖에 좋은 약재 - 당귀(當歸)·백출(白朮)·백하수오(白何首烏)·진피(陳皮)·구감초(灸甘草)·구절초(九節草)·천초(川椒)·황기·계피(桂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