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을 인체에 직접 적용하기 전에 동물의 예를 먼저 보기로 합니다. 왜냐하면 종적(縱的)인 구조과 횡적(橫的)인 활동을 하는 인간은 음양의 조화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으므로 구분하기가 까다롭습니다. 거기에 비해 대부분 횡적인 구조와 횡적 활동을 하는 동물들은 음(陰)과 양(陽) 중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마련입니다. 이처럼 기울어진 부분이 신체구조의 특징으로 나타나므로 사상체질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도 구분하기가 쉬운 것입니다.
3) 태음과
세 번째로 태음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동물은 아무래도 코끼리와 곰이 제격일 것 같습니다. 풍요로운 수확을 하늘과 조상에 감사하는 명절인 추석에는 태음의 기운을 생각나게 합니다. 곡식이나 과일이 영그는 것은 모두 모아 뭉치는 태음 기운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태음은 가을 기운이며 서쪽 기운으로 상징됩니다. 태음 기운의 동물은 체내 에너지가 늘 모아 뭉치려하므로 배통에 에너지가 모여서 몸통이 실합니다. 반면 솟구치는 기운이 적으므로 목이나 다리가 쭉 뻗지 못하고 몸통에 비해 약하게 보입니다. 코끼리를 보면 몸통에 비해 다리는 짧다는 것을 대번 알 수 있지요. 또한 동면에 들어가기 전의 곰을 보면 모아 뭉친 기운으로 인해 마치 공과 같아 굴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코끼리·곰 - 태음과
체내 에너지가 늘 모아 뭉치려하기 때문에 배통을 중심으로 에너지가 모여 몸통이 실합니다. 그러나 상대적 솟구치려는 기운이 적어 목이나 다리가 크게 뻗어나가지 못했고 몸통에 비해 약합니다.
그리하여 코끼리는 짝짖기를 할 때 넘어지면 크게 다치고 이내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 마냥 복상사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러한 기운의 특성에 의하여 코끼리와 곰의 고기는 그 성질이 서늘하고 뭉치는 기운이 있게 됩니다.
4) 소음과
이제는 마지막으로 사상체질 중 소음과 동물을 보기로 합니다. 소음과 동물의 대표주자는 돼지와 낙타를 들 수 있습니다. 소음 기운은 끌어내리는 기운이 강한 것으로 겨울기운과 북쪽 기운으로 상징됩니다. 이 체질의 동물은 체내 에너지가 항상 내리려하는 기운이 강하므로 하복부와 엉덩이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엉덩이 부위가 통통하게 살이 찐 돼지를 연상해 보십시오.
그러나 상대적으로 흩어지는 기운이 부족하여 가슴부위는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끌어내려 응축되려는 기운으로 털이나 꼬리가 꼬불꼬불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강력한 음의 기운은 보존성이 또한 뛰어납니다. 보존성이라면 뭐니뭐니해도 끝도 없이 긴긴 사막을 지나는 낙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낙타는 등에 튀어나온 육봉에 보존된 수분과 영양분으로 여러 날 굶으면서도 뜨거운 사막에서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돼지·낙타 - 소음과
체내 에너지가 언제나 끌어내리려 합니다. 그리하여 하복부와 엉덩이는 잘 발달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흩어지는 기운은 약하여 가슴통은 빈약합니다. 이리하여 돼지나 낙타고기의 성질은 차고 끌어내리는 기운이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