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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와 가려움증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국인처럼 긁는 것을 좋아하는 민족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긁는 콘테스트가 있다면 가히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후와 지리 등의 환경적 요인과 긴긴 역사를 통해서 형성된 민족적 기질은 이미 앞장에서 설명되었듯이 한국을 외소음(外少陰) 내소양(內少陽)의 기운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외소음 내소양의 기운에 의해 내부적으로는 솟아올라 흩어지려는 기운이 강한 반면, 외부적으로는 그것을 억제하려는 기운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것에서 오는 두 기운의 대항세력이 가려움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가려움증은 달리기를 하고 난 직후나 매운 음식물을 먹었을 경우, 혹은 추운 곳에서 더운 곳으로 이동했거나 더운 곳에서 추운 곳으로 갑자기 이동했을 경우에 나타나게 됩니다. 이는 내부의 체온이 급격히 올라갈 때 피부가 그 열을 미쳐 발산시켜 주지 못하거나, 반대로 외부의 열기가 내부 한기(寒氣)와 대항하고 있을 때에 그 대치점이 되는 피부가 따끔따끔하거나 가려워지는 것입니다.

음식물도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게 어느 것은 먹어도 괜찮다가도 어느 것을 섭취하면 가렵거나 발진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 같은 음식물을 먹고 여러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상이 생기면 식중독으로 분류되며, 같은 음식물을 먹고도 특정인만이 이상이 생기면 알레르기에 의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음양의 균형에 의해서만 존재하듯이 알레르기도 외부적 환경에서 오는 것과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 반반입니다. 발생 요인이 공간이 되었든 시간이 되었든지 간에 말입니다. 시대적 환경에 따라 우리의 거주공간은 냉·난방이 필요하게 되었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밀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기의 유통이 차단되었으며 집진드기와 바퀴벌레며 각종 세균 등등에게 살기 좋은 공간이 더불어 형성된 것입니다. 음양으로 나누어 보자면 양(陽)이 되는 외부적 환경은 양의 성질 그대로  바꿔주기만 하면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陰)이 되는 육체적 요인은 음의 고유한 성질대로 쉽게 그 원인을 찾기도 어려우며 고치는 과정도 길어지는 것입니다.

알레르기나 가려움증 또한 내부적으로는 체내 에너지의 태과불급(太過不及)에서 오는 것입니다. 양체질(陽體質) 사람은 체질 특성상 체내의 양기(陽氣)가 쉽게 흩어져 발산하려 합니다. 이런 사람이 체내에 열(熱)이 생길 조건이나 계기가 내부적이나 외부적으로 주어지면 그 내부 열기는 금방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됩니다.

이때 피부는 그것에 대항하기 위해 그 열기를 차단하려 하므로 그 충돌과 마찰로 인하여 알레르기와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음체질(陰體質)인 사람은 체질 특성상 음기(陰氣)가 많아서 체내의 양기활동이 느리게 나타나므로 피부가 습하게 되어 있습니다. 음체질의 외부적 환경이 음기가 많을 땐 더욱 습하게 되어 각종 세균이 좋아하는 환경적 요인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이제 각 체질별 알레르기나 가려움증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1. 태양인
태양인은 체내에 솟구치는 태양기운이 넘쳐 있습니다. 솟는 기운의 고추나 후추 등등의 매운맛을 내는 음식섭취를 자제해야 하고 모으는 기운이 강한 신맛의 음식물을 섭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태양과에 속하는 국화꽃·은행나무·밤꽃·말털·사슴털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그 예방으로는 체내에 항시 부족한 비타민 C가 많은 식품을 섭취하며 마음가짐 또한 차분해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2. 소양인
체내에 흩어지려는 소양기운이 넘쳐 있습니다. 흩어지려는 기운의 마늘과 생강 같은 싸한 소양맛을 피해야 하며 흩어지는 기운을 막아 줄 짠맛의 소금기를 약간 더 섭취함이 좋습니다. 알레르기나 가려움증이 많은 체질이므로 계란과 우유 같은 소양과 식품은 사양해야 하고 특히 감자꽃·아카시아꽃·함박꽃·대추꽃·후박꽃·닭털·개털·소털·고양이털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그 예방으로는 체내에 항시 부족한 비타민 E가 많은 식품을 섭취해야 하고 마음가짐 또한 정적(靜的)인 고요함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3. 태음인
체내에 모으려는 태음기운이 넘쳐 있기 때문에 더욱 모으려는 식초 등등의 신맛이나 떫은맛을 자제해야 합니다. 반면에 솟구치는 기운의 매운맛은 도움이 됩니다. 체질 특성상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이 잘 생기기 쉬우므로 가급적 태음과 식품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배추꽃·다래꽃·포도꽃·복숭아꽃이나 털·모과꽃·감꽃·송화가루·솔잎·갈대꽃·튜우립·밀가시·플라타너스 열매 등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예방 방법으로는 체내에 항시 부족한 비타민 A·D가 많은 식품을 섭취하도록 해야 하며 마음가짐 또한 상승기분을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4. 소음인
체내에 끌어내리는 소음기운이 넘쳐 있으므로 더욱 끌어내려지는 짠맛은 피하도록 하며 흩어지는 기운의 마늘과 생강 등등의 싸한맛을 섭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자신의 체질 특성상 약한 소화기능을 생각해서 먹는 양을 조금씩 늘려야 합니다. 또한 소음과식품(少陰科食品)은 언제나 피함은 물론 특히 보리가시·밀가시·장미가시·찔레꽃가시·장미꽃·민들레꽃·버드나무 꽃가루·개나리꽃·메밀꽃은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예방으로는 체내에 항시 부족한 비타민 B가 많은 식품을 애용해야 하며 마음가짐 또한 늘 상쾌한 기분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소음인은 찬물에도 알레르기가 올 수 있으니 너무 찬물은 가급적 피함이 좋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오랜 기간 잘 알지 못하고 먹었던 음식물의 기운이 체내에 누적되어 있습니다. 그 기운이 계기만 주어지면 혈(血)을 통해 피부나 코 그리고 목이나 눈에 나타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내부 장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특히 육류와 생선류는 식물보다 그 기운이 강하므로 체질에 따라 강한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킵니다.

반드시 <식품 도표>를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식품을 찾아서 섭취해야 하며 이제부터라도 자신에게 알맞은 외부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평소 마음가짐을 체질에 맞게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레르기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이라면 집안에 가축(개·고양이·닭)류는 절대 기르지 말아야 하며 양탄자를 걷어내고 침구를 자주 털어 햇빛에 소독해야만 고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는 일상생활에서 음식 또는 동·식물이나 집진드기 등등의 요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두드러기나 발진 또는 눈이 가렵거나 코로는 비염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양인(陽人)의 경우에는 피가 열성(熱性)으로 되어 있어 양과(陽科) 동·식물에 의하여 생기는 것이고, 음인(陰人)의 경우에는 피가 냉성(冷性)으로 되어 있어 음과(陰科) 동·식물을 접했을 때 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원이나 집안의 화초도 한 번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 알레르기와 가려움증에 좋은 약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태양인 - 사과(수세미)·가근(茄根; 가지 뿌리)·하고초(夏枯草)·만형자(蔓荊子)·오가피(五加皮)·사포도근(머루 뿌리)·저근백피·합환피·오매(烏梅)·적작약(赤芍藥)
▶ 소양인 - 고거채·난초(蘭草)·대계(엉겅퀴)·포공영(민들레)·차전자(질경이)·생지황(生地黃)·현삼(玄蔘)·구기자·토사자·금은화·강활
▶ 태음인 - 관동화·길경(도라지)·사삼(잔대뿌리)·백지(白芷)·산조인·갈근·오미자·천문동·의이인
▶ 소음인 - 구절초·목향(木香)·인진·창출·당귀·삼칠·진피·계지·감초·후박·건강(乾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