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燥)와 습(濕)
조(燥)는 글자 그대로 마르는 것이므로 조증(燥症)이라 하고, 습(濕)은 글자 그대로 습해지므로 습증(濕症)이라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조증과 습증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우주는 크게 4개의 기운으로 각각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체 또한 솟는 기운, 흩어지려는 기운인 태소양(太少陽)의 기운과 모으는 기운, 끌어내리는 기운인 태소음(太少陰)의 기운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때 양(陽)의 기운은 양의 성질 그대로 솟구치고 팽창되어 흩어지려 하니 마르는 증상을 나타냅니다. 반대 기운인 음(陰)의 기운은 음의 성질 그대로 모으고 끌어내리려 하는 보존력이 강하므로 자연히 습해지는 증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주본질의 본체는 물로 되어 있습니다. 인체 또한 이와 같으니 물기가 마르려 하는 것은 조증(燥症)이 되고, 물기가 너무 뭉치려 하는 것은 습증(濕症)이 됩니다. 따라서 인체의 장부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태양장부인 폐와 대장, 소양장부인 비장과 위에서는 조증(燥症)이 생기고 태음장부인 간과 담, 소음장부인 신장과 방광은 습증(濕症)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를 따르는 각 장부는 신체 외부에도 작용하여 태양인, 소양인에게는 피부가 마르게 되어 거칠거칠한 건성피부가 되고, 태음인, 소음인에게는 피부가 습하게 되어 눅눅한 습성피부가 됩니다.
특히 태음인은 모으는 음의 기운이 강하여 체내의 노폐물이 대소변을 통하여 다 배출되지 못합니다. 이때 인체는 땀구멍을 통해서라도 노폐물을 배출하려 하게 되니 자연 태음인의 땀구멍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땀구멍을 통하여 체내에 남은 노폐물이 배출되니 태음인의 얼굴은 우스갯소리로 ‘개기름’이라는 기름기가 끼는 것입니다.
또한 몸은 눅눅하고 끈적거리며 머리털은 모공에까지 습하고 기름기가 끼게 됩니다. 또한 체질적 특성으로 내보내는 기운이 적어 털이 많지 않고 또한 잘 빠지므로 남녀지간 머리털 부족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이렇게 조(燥)와 습(濕)은 음양기운의 차이에서 생기며 인체의 장부 속이나 신체 외부 어디에도 그 실상은 나타나는 것입니다.